(엑스포츠뉴스 화성, 김정현 기자) 김병수 감독이 선수단의 던진 첫 메시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수원 삼성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김 감독 자신이 되새긴 것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주문한 셈이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내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원은 지난 4일 제8대 감독으로 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4년 12월 말까지다.
본인 만의 축구 스타일을 갖고 있는 김 감독은 여기에 더해 선수단 소통, 경기 대응 능력 등에서 수원이 정한 가장 적합한 후보군에 포함됐다.
김 감독은 고심 끝에 수원 감독직을 수락했다. 최하위로 위기에 빠진 수원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수원의 상황은 역대 최악이다. 1승 2무 8패, 승점 5, 꼴찌다. 11경기를 치른 현재 수원의 위치다.
이는 비단 이번 시즌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22시즌도 수원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시즌 초 승점을 쌓지 못하면서 박건하 전 감독이 물러났다. 이병근 감독이 중도 부임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수원은 10위로 밀려나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승격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FC안양의 기세를 간신히 오현규의 극장골로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이번 시즌의 행보는 앞서 말했듯 더 최악이다. 수원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이병근 감독이 1년 만에 경질됐고 김병수 감독이란 소방수를 모셨다.
김 감독도 "지금 수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라며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울 수 있다. 그런 상황을 먼저 인지하고 거기서부터 조금씩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7일 처음 만난 선수단에게 두 가지 당부 사항을 전달했다. 잔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는 먼저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자'고 메시지를 던졌다.
두 번째는 '원팀'이 되자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내분이 발생할 때 선수단에 세 부류가 있다. 반대하는 세력, 중간 세력, 따라가는 세력이 있다. 본인들의 선택이 본인의 수준이 된다. 어떤 선택을 선수들이 할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원들이 하나로 뭉쳐서 기뻐도 같이 기뻐하고 슬퍼도 같이 슬퍼하는 그런 집단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려면 내 역할이 중요하다. 부족하지만 그런 점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도 당장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인 '병수볼' 대신 선수단 구성에 맞춘 축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시간이 부족한 점이 있지만, 실리를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제 봄이 끝나고 여름이 찾아오는 시기다. 좋은 여름을 보내지 못하면 수원은 추운 가을, 그리고 얼어붙은 겨울을 보내야 한다.
지금은 수원 구성원 모두가 '하고 싶은' 축구보다 '해야 하는' 축구를 해야 할 때다. 그 과제는 선수들에게도 당연히 해당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삼성,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