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을 붙잡는데 성공한 흥국생명이 추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원하는 우승이 가능한 팀을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흥국생명은 16일 내부 FA(자유계약) 김연경과 계약기간 1년, 연봉 4억 7500만 원, 옵션 3억 원 등 총액 7억 7500만 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2022-2023 시즌을 마친 뒤 현역 연장과 은퇴를 놓고 고민하다 다음 시즌에도 선수로 코트를 밟기로 결정했다. V리그 내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가운데 타 구단 이적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김연경의 선택은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은 일단 김연경의 잔류에 아본단자 감독의 구애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은 과거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호흡을 맞춰 두 차례 리그 우승과 컵대회 정상을 밟았던 좋은 기억이 있다.
김연경은 아본단자 감독이 지난 2월 흥국생명 사령탑으로 선임됐을 당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님이 오셨다"며 반색했고 지도력에 강한 신뢰를 보냈다.
이번 FA 계약 직후에도 "생애 첫 FA라 생각이 많았다. 감독님의 시즌 구상 계획이 내 마음을 (흥국생명으로) 결정하게 만든 큰 이유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잔류한 또 다른 이유는 구단의 추가 전력 보강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아본단자 감독 역시 김연경은 물론 외부 FA 영입까지 강력하게 요청한 상태다.
김연경은 지난 10일 V리그 시상식에서 차기 시즌 자신이 뛰고 싶은 팀으로 "우승이 가능한 팀"이라고 분명히 말했었다. 1년의 계약 기간 동안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전력이 갖춰진 구단을 선택하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흥국생명 역시 2018-2019 시즌 이후 지난 4년간 V리그 정상을 밟지 못했던 상황에서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세계적인 명장과 역대 최고의 선수를 차기 시즌에도 보유하게 된 만큼 확실한 전력 보강을 마친 뒤 차기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지난 9일 공시한 여자부 FA 자격 선수 중에는 김수지, 황민경, 박정아, 배유나 등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대어급 선수들이 많이 남아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외부 FA 영입도 진행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며 "김연경이라는 가장 큰 건이 끝난 만큼 이제 다음 스텝을 밟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 FA 영입은 아본단자 감독님이 특히 보강이 필요하다고 구단에 얘기를 했고 김연경도 추가적인 선수 영입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