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 실사 영화 '인어공주'(감독 롭 마샬)의 개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W)는 '인어공주'의 새로운 스틸컷 4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스틸컷에는 에리얼(할리 베일리 분)과 에릭 왕자(조나 하우어 킹), 우르술라(멜리사 맥카시), 트리톤 왕(하비에르 바르뎀)의 모습이 담겼다.
스틸컷이 새로이 공개되자 할리 베일리는 또다시 원작 애니메이션의 에리얼이 가진 이미지와 부합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많은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나 이번엔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을 응원하는 이들마저도 스틸컷 속 에리얼이 인간으로 변했을 때의 모습을 보고 실망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인어공주'는 새로운 스틸컷이 공개되거나 예고편이 공개될 때마다 할리 베일리에 대한 비판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캐스팅 당시부터 진저(적발 백인) 캐릭터 지우기 논란이 있었던데다가, 원작의 에리얼이 가진 이미지와 괴리감이 컸기 때문.
이에 할리 베일리는 ""다양한 의견들과 댓글이 달렸다"면서 "잡음만 차단하면 된다. 댓글은 일부러 보지 않았다. 아니면 그냥 (악플을) 삭제했다. 그리고는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에게 크고 아름당룬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이 때문에 에릭 역을 맡은 조나 하우어 킹마저 "에릭의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악플이 이어지는 상황. 다만 조나 하우어 킹의 경우 원작과 동일하게 백인 남성이라는 점, 그래도 작품의 스틸컷이 아닌 다른 작품에서의 모습을 보면 에릭의 모습이 보인다는 점 때문에 옹호하는 여론이 많다.
다만 조나 하우어 킹의 캐스팅을 비판하는 이들은 그가 백인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양성을 추구한다면서 주인공 중 한 명인 에리얼의 인종은 쉽게 바꿨으면서, 정작 또 하나의 주인공인 에릭은 그대로 백인으로 캐스팅했기 때문. 흑인인 에리얼이 백인인 에릭의 인간 사회를 동경해서 자신이 가진 것을 버리고 인간 사회로 합류하는 것은, 자칫하다간 백인이 흑인에게 문명을 알려주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고편에서 공개된 할리 베일리의 연기력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디즈니는 정치적 올바름(PC)을 내세우면서 일부 백인 캐릭터들, 혹은 비인간 캐릭터에 유색인종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개봉한 '미녀와 야수'에서는 백인이었던 플루메트가 흑인인 구구 음바타로가 연기했지만, 오히려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알라딘' 실사판에서는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했던 지니를 윌 스미스가 맡아서 개봉 전만 하더라도 비판을 받았으나, 작품의 공개 후에는 호평이 이어진 바 있다.
심지어는 신데렐라가 흑인으로 등장하는 90년대 디즈니 영화도 존재하는데, 이는 원작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아닌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의 뮤지컬 '신데렐라'를 영화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케이스다. 해당 작품에서는 신데렐라 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이 유색인종으로 변경되어서 휘트니 휴스턴이 요정 대모로 등장했고, 우피 골드버그가 여왕으로 출연했다. 심지어 왕자는 필리핀계인 파울로 몬탈반이 연기했다.
결국 현재 '인어공주'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연기 경력은 길어도 대형 프렌차이즈에 출연한 경력이 전무한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된 가운데, 다른 주요 캐릭터들의 배역은 인종이 유지되고 이미지도 맞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 그래도 아직 영화가 개봉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 공개 후 할리 베일리가 이러한 반응을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모아나'의 실사판 캐스팅이 원작과 동일하게 이뤄진 것과 '릴로 & 스티치' 실사판이 원작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려 폴리네시아계 배우를 캐스팅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최근 디즈니가 주요 캐릭터들의 인종을 바꾸는 선택을 했다가 비판에 시달린 것과 연관이 없지는 않아보인다.
과연 '인어공주'가 어떤 흥행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AP/연합뉴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