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상암동, 김지수 기자) 4년 만에 봄배구 무대로 돌아온 남자 프로배구 명문 현대캐피탈이 미디어데이에서 입담으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사령탑과 에이스 모두 V리그 정상을 밟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20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일단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이) 준플레이오프를 박 터지게 했으면 좋겠다. 체력을 많이 빼고 올라오기를 바란다"며 진심이 가득 담긴 농담을 출사표로 던졌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2승 14패, 승점 67점으로 2위에 올랐다. 2018-2019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앞선 두 시즌 동안 리빌딩을 거치면서 부침을 겪었지만 세터 이현승의 급성장, 허수봉, 전광인 등 베테랑들의 활약 속에 강팀의 면모를 되찾았다. 올 시즌 막판에는 선두 대한항공과 마지막까지 1위 싸움을 벌이며 남자부 순위 다툼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직전 악재가 터졌다. 주포 전광인이 지난 9일 경기 중 우측 발목 내번염좌 부상을 입으면서 플레이오프 출전이 불가능하다.
전광인은 일단 챔피언결정전 일정에 맞춰 재활에 속도를 내고 선수 스스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플레이오프는 코트에 서는 게 쉽지 않다.
최 감독이 오는 22일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준플레이오프 단파 승부가 최대한 혈투로 흘러가기를 바라는 건 전광인의 공백 때문이다.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만큼 체력적 우위를 활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최 감독은 "우리 팀 최고 전력 전광인이 부상 중이다. 어떤 전략과 전술을 짜기보다는 이판사판으로 해야 할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해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대캐피탈 대표 선수로 참석한 허수봉도 장외 신경전에 가세했다. 허수봉은 "내가 잘해서 일을 한 번 내도록 하겠다"며 전광인의 공백을 메워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준플레이오프 승리 팀으로는 우리카드를 예측했다.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우리카드에 강했던 만큼 봄배구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허수봉은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에서 재밌는 게임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한 뒤 우리카드 김지한에 대해 "현대캐피탈에서 함께 뛸 때와는 다른 선수가 됐다. 장점은 공격 때 타점이 높고 스윙 스피드가 빠르지만 단점은 멘탈이 약하다"며 후배를 향한 유쾌한 도발을 던졌다.
또 "나의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 반지를 위해서 열심히 하겠다"며 2016-2017, 2018-2019 시즌에 이어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견인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상암동(서울),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