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뱃사공에게 단 한 번도 사과를 받아본 적 없습니다." (불법 촬영 및 유포 피해자 A씨)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카메라등이용촬영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뱃사공의 2차 공판이 열렸다.
뱃사공은 지난 2018년 강원도 양양에서 당시 교제 중이던 A씨를 불법 촬영하고, 수십 여 명의 지인이 속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선 공판에서 뱃사공은 해당 혐의를 인정했고, 100여 장의 탄원서와 반성문을 앞세워 선처를 호소했다.
뱃사공 법률대리인은 이날 재판에서 뱃사공과 피해자 간의 합의가 어려움을 털어놨다. 법률대리인은 "피해자 가족과 만나 사과하고 합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피해자는 금전적 보상을 거부했다. 피해자에게 사죄를 하고 금전적 보상을 통한 사과의 마음을 표현할 수밖에 없는데 어려워졌다. 기회를 준다면 최대한 합의하고 싶다"고 뜻을 내비쳤다.
반면 피해자 A씨의 입장은 강경했다. 합의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 "마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합의는커녕 뱃사공으로부터 최소한의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A씨의 남편인 던밀스 역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본격적으로 최종변론에 나선 뱃사공의 법률대리인은 "죗값을 달게 받겠다는 강한 의지" "사회적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 "하루하루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반성문으로 밝히며 살아간다" 등의 말로 거듭 선처를 호소했다.
또 뱃사공이 직접 자수한 부분을 두고 "자신이 책임지고 수습해야겠다. 피해자가 입었을 정신적 고통을 위해 지금에라도 사죄를 구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 자신의 발로 수사기관인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소속사에서 법적 대응으로 맞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지만 뱃사공이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사건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고통을 배가시킬 수 있다면서 간신히 뜯어 말렸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숨을 수차례 내쉬던 A씨는 결국 "잠시만요"라고 말을 끊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장은 A씨를 제지했지만, A씨는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증인석에 오른 A씨는 그간의 끔찍하고 절망적인 성범죄 피해 사실을 낱낱이 털어놨다. 과거 뱃사공과 연인 사이에서 벌어진 성범죄로 인해 극단적 선택까지 수차례 할 정도로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라고 토로했다.
나아가 자신을 품어준 던밀스를 향한 미안한 마음도 드러냈다. 자신의 지난 피해로 인해 던밀스까지 성범죄 피해자 남편이라는 이유로 비난 받고 금전적 피해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아파했다.
A씨는 "아무리 성범죄 피해자라고 해도 유쾌한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다면서 광고 촬영 하루 전 취소했고, 모 공연 기획자는 청소년 행사라 어울리지 않고 깨끗하지 않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끝까지 감싸안아준 남편에게도 악플이 달린다. 성범죄 피해자인 제가 더렵냐. 피해자인 제가 남편 인생을 망친 것이 아니라 김진우(뱃사공)가 제 인생을 망친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검찰은 뱃사공에게 1년 6월을 구형했다. 선고 기일은 오는 4월 12일이다.
사진=뱃사공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