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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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스캔들' 오의식 "자폐인 재우, 두려웠지만 잘 해내고 싶었다"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3.03.06 07:0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오의식이 '남재우' 캐릭터를 받고 두려움에 휩싸였던 때를 떠올렸다.

tvN 토일극 '일타 스캔들'은 입시지옥에 뒤늦게 입문한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여사장과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에서 별이 된 일타강사의 달콤쌉싸름한 스캔들을 그린 드라마. 

오의식은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는 남재우를 연기했다. 일상의 규칙성과 반복성이 어긋나는 걸 견디지 못하는 병증의 긍정적 측면을 살려 국가대표 반찬가게의 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인물. 누나 남행선(전도연 분), 조카 남해이(노윤서), 누나 친구 김영주(이봉련),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정경호)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성장하는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일타 스캔들'은 오의식의 드라마 데뷔작 '오 나의 귀신님'의 양희승 작가와 유제원 감독이 8년 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특히 오의식은 양 작가와는 '오 나의 귀신님' 이후 '역도요정 김복주', '아는 와이프',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일타 스캔들'까지 함께하며 돈독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오의식은 '양 작가의 페르소냐가 아니냐'는 물음에 "드라마 데뷔작을 함께한 분들이다 보니 연이 깊다. 저에게는 무척 소중한 관계다. 특히 양 작가님과는 매 작품을 하고 있다. 작가님이 왜 저를 불러주시는지 (물어본 적이 없어서) 그 마음까지는 모르겠다. 저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도 많고 외적으로 훌륭하신 배우들도 많지 않나. 다만 추측하기를 제가 작품을 준비하는 연기적인, 외적인 태도, 그리고 제가 마음을 어떻게 쓰는지 알고 믿어주시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일타 스캔들' 속 남재우는 지난 작품 속 캐릭터들과 비교해 쉽지 않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캐릭터였다. 

오의식은 "저 역시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작가님과 감독님께서는 재우가 자폐인이라고 해서 불가능한 일이 많은 인물이 아닌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동생이자 친구, 삼촌이었으면 좋겠다는 지점을 강조하셨다. 그러면서 '그래서 오의식 배우를 선택했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왜 이렇게 어려운 걸 맡겨주셨지'라는 생각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또한 경미한 자폐를 가진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과거 매체에서 다뤄진 자폐인 캐릭터와 비교되는 지점에 대해 오의식은 "전 캐릭터들과 비교되지 않을까 걱정하지는 않았지만 잘해야겠다는 두려움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캐릭터를 준비하던 중에 회사를 통해 발달장애인 분들이 일하는 베어배터(Bear.Better)라는 회사를 알게 됐다. 대표님을 찾아뵙고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하다가 '직원들과 일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일을 하고 함께 시간을 지내면서 제가 왜 재우 역할을 하는데 고민이 되고 두려움을 가지게 됐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 장애인 직원분들을 잘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갔는데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없더라. 오히려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게 됐다. 왜냐하면 저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는 신입사원이었는데 그분들은 베테랑 선배 직원분들이었다. 심지어 어떤 분들은 누군가 말씀해 주시지 않으면 발달장애인 직원이 아닌 것 같은 분들도 있었다. 다양한 직원분들과 긴 시간을 보내면서 이곳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제 배우로서의 속내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정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오의식은 "그때부터 장애를 연기하고 장애인을 고민하려고 했던 배우로서의 목표 지점이 바뀌었다. 장애를 고민하고 장애인을 연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아니라 어딘가 있을 재우를 찾는 것이 우선이 됐다. 베어배터의 '자 만의 속도로 만든다'는 슬로건도 인상깊었다. 재우 만의 속도를 찾아야겠다고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오의식은 "어떤 작품이든 고민을 많이 하고 열정을 쏟아붓지만 이번에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도 부담이 많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그래서일까. 요즘에는 '재우 잘 봤다', '장애인 연기를 오버스럽지 않고 일상적으로 그려줘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 = 하이지음스튜디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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