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고아인과 안 닮아...다행이라는 생각"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대행사' 이보영이 대행사 종영소감을 전했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JTBC 드라마 '대행사'에 출연한 이보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26일 종영한 '대행사'는 VC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우아하게 처절한 광고인들의 전투극이다. 

이보영은 오직 실력만으로 VC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에 오른 고아인 역을 맡았다.

이날 이보영은 "드라마 촬영을 대본의 9부까지 보고 시작했다. 조직생활, 사내정치를 해본 적이 없었어도 재밌게 읽었고 대리만족하는 사람들이 많겠다 싶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사실 제목은 마음에 안들었다. '대행사'가 재밌어 보이는 제목이 아니었다. 뭔가 제목을 들었을 때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대행사'를 검색하고 싶었는데 다른 것들이 많이 나와서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대행사'는 시청률 4%에서 시작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드라마 중반 두 자릿수로 진입, 16%대의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했다. 

이보영은 "솔직히 생각보다 시청률이 잘 나와서 당황했다. 이렇게까지 나올 거란 생각을 안 했다. 7~8% 정도 예상했다. 마지막 방송에 10%만 넘었으면 했다. 저녁 10시 반이면 자는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볼 거란 기대도 없었다. 아침에 시청률 보는 환희와 재미가 있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행복해지고 같이 일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게 됐다"며 "찍을 땐 몰랐는데 방송 보는 동안 '인복이 정말 많다' 싶었다. 항상 누군가가 도와주고 있지 않나. 쉬운 일이 아니다. 오른팔 같은 병수도 있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선배가 있고, 대표도 지지를 해주고, 은정 같은 팀원도 있고. 그에 대한 감사함을 깨달아가면서 고아인은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며 캐릭터를 보내주었다.



고아인과의 닮은 점이 있냐는 질문에는 "나는 고아인 같은 성격이 못 된다. 혼자 자책하면서 약 먹고 내면이 무너지는 성격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살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텅 빈 집에 들어가는 씬이 많았는데, 찍을 때 아팠다. 이렇게 사는 사람은 정말 외롭겠다 싶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희열감 느낀 장면으로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시든가' 장면을 꼽았다. 이는 사무실에 걸린 경영이념 액자 문구이자 고아인이 제작본부장으로서 칼자루를 휘두른 씬에서 인용된 문구이기도 하다. 그는 "그 장면이 스타트이지 않았나. '나 이렇게 밟히는 애 아니야'라며 내뱉는 씬이라 찍고 재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이보영은 여러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며 "소리도 지르는 것도 재밌고, 종이 찢는 것도 재밌었다. 한 번도 그렇게 발산하는 연기를 해본 적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현장에 대해서도 "분위기가 좋았다. 세트 촬영이 많았는데 끝나면 회식하고 재밌게 찍었다. 드라마에서 단체샷을 이렇게 많이 찍은 것은 처음이었다. 모든 회사원의 얼굴을 담아야 했다. 하루종일 거기서 지지고 볶고 있으면서 여러 명이 혼자 찍는 게 아니라 같이 만들어 가는 게 즐거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차가운 이미지의 고아인이 되기 위해서 이보영은 스타일링에도 많은 애를 썼다. 그는 "감독에게 '나 안못되보이지 않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방송 보고 얘기하라더라"며 "세게 보이기 위해 아이라이너도 올려서 그리고 옷도 차려입었는데 방송을 보니 내가 착하게 생긴 건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고아인과 달라도 너무 다른 이보영은 "똑부러지게 말하는 것"을 닮고 싶다고 언급하며 "위아래도 없이 강에게 강으로 대응하지 않나. 그게 실력이 베이스가 돼서 나오는 용기이기에 나오는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점을 하나씩 깨는 것이 레벨업을 하는 느낌이더라. 그래서 얘는 어디까지 깨려고 하려나 지켜보고자 했다"며 "이렇게 이기기만 하면 재미없지 않나 싶다가도, 불가능한 걸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나누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 이런 뜬구름 잡는 것처럼 말하는 대사가 많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연기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훅 들어올 때가 많더라"며 인상 깊은 대사를 꼽기도 했다.

그런 이보영에게 다소 걸렸던 것은 엄마와의 재회다. 그는 "엄마와의 신파가 이해가 안갔다. 광고와 연결되고 이런 부분들이 이해가 가지 않아 찍는 내내 대화를 했다. '어떻게 부드럽게 넘어갈 수 없었느냐'는 이야기도 계속했다. 하지만 아인이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 상처가 치료가 돼야 성장을 할 수 있고, 필요한 장면이었다. 잘 넘어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