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명장과 맨유의 부활을 만드는 사령탑이 만났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 에릭 턴 하흐 현 감독의 얘기다.
지난 1986년부터 2013년까지 27년간 맨유 지휘봉을 잡았던 퍼거슨 감독은 이후 10년간 자신이 일궈낸 팀이 프리미어리그 무관에 그치는 것을 눈으로 봐야했다. 퍼거슨 감독이 떠난 뒤 프리미어리그는 '오일 머니'를 앞세운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의 차지가 됐다.
그런 맨유가 올해 좋은 찬스를 맞았다. 아약스 돌풍의 주인공 턴 하흐 감독이 지난 여름 맨유에 부임한 뒤 팀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반기를 드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턴 하흐 감독은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를 내치면서까지 팀을 장악한 끝에 카타르 월드컵 이후부터 오름세를 타고 있다.
22일까지 프리미어리그 24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49점을 기록, 선두 아스널(승점 54), 2위 맨시티(승점 52)를 계속 추격하는 중이다. 아스널이 맨유나 맨시티보다 한 경기 덜 치렀으나 최근 4경기 1승 1무 2패로 주춤한 상황이어서 맨유가 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맨유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두 감독이 만난 셈이다.
영국 '더 선'은 지난 21일 "두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맨유-바르셀로나전을 앞두고 만찬을 나누며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맨체스터 부촌)윔슬로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맨유는 지난 20일 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전을 3-0으로 이긴 뒤 스트레트퍼드 엔드(맨유 서포터석)를 향해 바르셀로나전에서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외쳤다"며 "그리고 (턴 하흐가)오늘은 클럽의 가장 위대한 보스에게 똑같이 갔다"고 덧붙였다.
맨유는 오는 24일 오전 5시 홈구장인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바르셀로나와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홈 경기를 벌여 16강 티켓 주인공을 가린다. 지난 17일 1차전에선 두 팀이 2-2로 비긴 상태다.
이어 27일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리그컵 결승을 치른다.
중요한 두 경기를 앞두고 퍼거슨 감독의 우승 기운을 받으러 턴 하흐가 찾아간 것이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퍼거슨 감독은 홈은 물론 원정 경기까지 쫓아다니며 턴 하흐 감독에 푹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 선' 역시 "퍼거슨 감독은 턴 하흐가 팀과 스쿼드 장악을 이뤘다고 믿는다"며 80을 넘긴 명장이 젊은 감독에 드러내는 신뢰를 설명했다.
사진=더 선, AP, 로이터/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