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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국' 디즈니, 위기 부른 독주…MCU·'스타워즈' 부진 씻을까 [엑's 이슈]

기사입력 2023.02.17 17:1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한 때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1인자로 평가받던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침체기에 빠졌다. CEO 교체를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지난해 11월 디즈니는 밥 체이펙을 대신해 밥 아이거 전 CEO를 다시금 CEO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수전 아놀드 디즈니 이사회 회장은 "우리는 밥 체이펙이 팬데믹의 전례 없는 도전을 뚫고 회사를 항해하는 것을 포함해 그의 오랜 경력 동안 디즈니에 봉사해 준 것에 감사한다"며 "이사회는 디즈니가 점점 더 복잡한 산업 변화의 시기에 착수함에 따라 밥 아이거가 이 중추적인 시기 동안 회사를 이끌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밥 아이거는 지난 9일 비용 절감을 이유로 7000여명을 정리해고하고 사업 부문을 엔터테인먼트, ESPN, 테마파크 등 3개 부문으로 나누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디즈니는 창업주인 월트 디즈니와 로이 디즈니의 사후 시도한 영화 사업이 대부분 실패하면서 한동안 침체기를 겪다가 새 CEO 마이클 아이스너를 영입한 후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들은 영화사 미라맥스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상파 방송국 ABC, ESPN 등을 인수했고, 아이스너의 후임으로 CEO에 오른 밥 아이거는 2006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비롯해 2009년 마블 코믹스, 2012년에는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데 이어 2017년 20세기 폭스까지 인수하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큰 손으로 거듭나게 됐다.

2019년에는 OTT 플랫폼 디즈니+를 론칭시키면서 기존 시장의 1인자 넷플릭스의 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친 사업 확장으로 인한 부작용이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디즈니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인해 신작들을 모두 극장 및 디즈니+로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를 두고 영화 '블랙 위도우'의 스칼렛 요한슨은 디즈니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인해 손해가 생겼다며 1억 달러의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시작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4 작품들은 일부 작품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팬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기존 팬들의 이탈을 심화시켰다.

이를 의식한 듯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CEO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를 내놓는 페이스가 바뀔 것"이라며 제작되는 작품의 숫자를 줄이면서 작품을 내놓는 텀을 늘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페이즈 5의 작품 숫자 또한 페이즈 4보다는 줄어든 상황으로, 각 작품의 퀄리티에 치중하겠다는 파이기의 언급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상황이다.

특히나 MCU의 부진은 그동안의 경쟁 상대였던 워너브라더스의 DC 확장 유니버스(DCEU)가 제대로 된 작품들을 많이 내놓지 못한 영향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DCEU는 최근 리부트를 발표하고 새로운 DCU의 출발을 알렸다.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는 2015년 개봉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로 인해 다시금 성공적으로 프랜차이즈를 확장시키는 듯 했으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모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적을 거둬들이며 계획되었던 극장판 제작이 요원해졌다.



그나마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만달로리안'과 '배드 배치' 등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프랜차이즈 자체가 붕괴되는 것은 막았지만, '로그 스쿼드론'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였던 극장판의 제작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있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을 기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 것을 예고하긴 했으나, 여전히 촬영 소식조차 전해지지 않아 대부분의 작품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픽사를 비롯해 애니메이션 부문도 지난해 개봉한 '버즈 라이트이어'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위기에 놓였다. 이 때문인지 지난 9일 '토이 스토리 5'를 비롯해 '겨울왕국 3', '주토피아 2'의 제작을 발표했으나, 대체로 인기있는 IP에 기대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었다.

자신들이 소유한 거대 프랜차이즈들로 인해 오히려 위기에 놓인 디즈니가 자신들에게 영광을 안겨줬던 밥 아이거 CEO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AP/연합뉴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블 스튜디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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