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눈물 흘리는 어깨를 다독여주고 싶다. ‘남이 될 수 있을까’ 장승조가 가슴 아린 트라우마 고백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무겁게 울렸다.
지난 16일 방송된 ENA 채널 수목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에서 구은범(장승조 분)의 진짜 이혼 이유와 아픈 가정사가 밝혀졌다. 이혼의 가장 큰 이유는 ‘끊을 수 없는 가족’이 생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오하라(강소라)가 소중해질수록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될까 두려운 마음이 커졌던 것. 이는 은범이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이유와도 같았다.
은범이 ‘소중한 가족’을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하게 된 건 어린 시절 동생을 잃은 아픔 때문이었다.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아이에게 아이를 맡겼던 엄마와 그 책임이 버거웠던 11살의 구은범. 어린 동생을 돌보다 단 하루, 잠든 동생을 두고 은범이 집을 비운 사이 동생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동생의 죽음에 대한 책임 또한 은범에게 돌아왔다. 어린아이에게 던져진 “너 때문”이라는 엄마의 말은 비수처럼 박혔고, 평생 또 다른 가족을 만드는 데에 두려움을 심었다.
여기에 학창 시절 은범이 겪은 경제적 폭력 또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시험 성적이 좋지 않으면 급식비를 끊고, 허락하지 않은 친구와 놀았다는 이유로 학교 갈 차비를 끊어내던 엄마의 경제적 폭력은 은범이 그동안 ‘돈’에 얽매인 이유를 알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은범의 어린 시절은 고스란히 트라우마로 남았고, 은범을 그저 ‘어른 아이’로 머무르게 만들었다. 공허한 눈빛으로 처음 자신의 아픔을 고백하는 은범의 모습은 곁에서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싶은 여린 존재 그 자체였다.
구은범의 아픔은 장승조의 먹먹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에게 아리게 스며들었다. 장승조는 구은범의 트라우마를 담담하게 고백했다. 낮은 목소리로 어렵게 꺼내는 이야기에 보는 이들 또한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됐고, 애써 아픔을 내려놓듯 감정을 덜어낸 눈빛으로 슬픔을 억누르다 끝내 흘러내린 눈물은 시청자를 함께 울렸다. 엄마에 대한 분노와 동생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탓을 함으로써 떨쳐내려던 가족의 슬픔을 홀로 감당해 온 구은범의 모든 세월이 장승조의 감정을 타고 흘렀다.
어른이지만 아이로 머물러 있는 듯한 슬픈 눈망울로 눈물 흘리는 그를 누구라도 곁에서 안아주고 싶게 만든 장승조의 열연이 구은범의 서사를 완벽하게 풀어내며, 시청자의 이해와 공감을 넘어 방송을 마친 뒤에도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특히, 장승조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로 하여금 구은범이라는 인물의 마음을 함께 다독여주고 싶게 만들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장승조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장승조가 캐릭터에 완벽히 동화된 열연으로 시청자를 함께 울린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는 매주 수목 오후 9시 ENA 채널에서 방송된다. OTT 서비스 티빙을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사진 = ENA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