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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이 꼽은 인생 최악의 경기…"94년 바르사전, 굴욕적 경험이었다"

기사입력 2023.02.16 17:50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인생 최악의 경기는 언제였을까. 지금으로부터 29년 전 있었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바르셀로나 원정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르셀로나는 17일(한국시간) 오전 2시 45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스포티파이 캄프 누에서 2022/23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이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대회에서 맞붙는 건 1990/91시즌 유러피언컵위너스컵 결승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맨유가 바르셀로나를 2-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만 맞붙은 두 팀의 상대전적은 바르셀로나의 절대 우세다. 10경기에서 5승 4무 1패로 바르셀로나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는 퍼거슨 감독이 인정한 인생 최악의 경기도 포함돼 있다. 바로 1994/95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이었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맨유는 게리 네빌, 니키 버트,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등 퍼거슨의 아이들로 세대교체를 끝낸 시기였다.

하지만 선발 명단은 최정예 멤버로 꾸리지 못했다. 당시 UEFA의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규정으로 인해 피터 슈마이켈이 출전하지 못했고, 출전 정지 징계로 에릭 칸토나를 기용할 수 없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카를레스 부스케츠, 펩 과르디올라, 로날드 쿠만,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호마리우 등 최정예 멤버로 맨유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결과는 맨유의 0-4 참패였다. 전반 2분 만에 스토이치코프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45분 호마리우가 추가골을 실점했다. 후반 14분에는 스토이치코프에게 멀티골을 허용했고, 후반 43분 알베르트 페레르에게 4번째 골을 내줬다.



맨유 구단 역사상 4골차 패배는 최다 점수차 패배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1977년 포르투에 0-4로 패한 후 17년 만에 4골차 패배를 당한 것이었다.

영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퍼거슨은 이 때의 경기를 "인생에서 가장 굴욕적인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퍼거슨은 "나를 화나게 했던 건 호마리우를 대인마크 하기 위해 수비 방법을 조정하는 데 3일이나 썼다는 것이었다"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맨유 감독이 된 이후 가장 충격적인 패배였다. 너무나 굴욕적인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벤치에 머물렀던 게리 네빌도 이에 동의했다. 네빌은 "내 선수 경력 동안 경기장에 있고 싶지 않았던 유일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경기를 직접 뛰었던 로이 킨 또한 "우리의 경기 스타일은 너무 영국에만 맞춰져 있었다.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경기 템포가 정말 빨랐고, 우리에게는 유럽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전술적 유연함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이후에도 퍼거슨은 2008/09시즌, 2010/11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나 모두 졌지만, 1994년 바르셀로나 원정을 가장 굴욕적인 기억으로 꼽았다.

이제 맨유는 퍼거슨의 시대에서 벗어나 에릭 턴 하흐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맞대결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씻어낼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바르셀로나 유튜브 캡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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