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워맨스'는 이제 시작이다.
지난 몇 년간 새롭게 떠오른 키워드 중 하나는 '워맨스'다. '워맨스'는 우먼과 로맨스를 합친 신조어로 여성 간의 의리, 우정, 사랑 등을 종합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과거 여성끼리 경쟁하고 싸운다는 '여적여' 프레임이나 신데렐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연대, 긍정적 경쟁을 통한 성장 혹은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을 그려낸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사회 경험이 증가하며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고 있다. 따라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체로서도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보고자 하는 추세다.
■ 경성·항일조직·스파이, 새로운 소재의 워맨스 '유령'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리는 영화다.
영화 속 황금관 앞 차경(이하늬)과 난영(이솜)이 우산 아래서 담뱃불을 붙여주는 장면은 영화의 최고 워맨스 장면으로 꼽힌다.
항일조직 흑색단의 행동대원이자 또 다른 유령인 난영은 황금관 앞에서 지령을 확인 후 차경의 담뱃불을 빌려 간다.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스파이 유령이기에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아야 하지만 신임 총독을 암살해야 하는 중대한 임무 전, 어쩌면 마지막 만남일 수도 있어 차경과 난영의 짧지만 강렬한 감정이 드러난다.
■ 일하는 여성들의 워맨스 '대행사'
드라마에서도 워맨스는 빠지지 않는다. JTBC 드라마 '대행사'에서는 이보영, 손나은, 전혜진의 조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먼저 고아인(이보영)과 강한나(손나은) 서로 너무 다른 극과 극의 인물이지만 사내에 자기 편이 없는 '전략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손익 계산만 하는 기브 앤 테이크의 관계를 선택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며 새로운 성공을 꾀한다.
고아인과 조은정(전혜진)은 반대의 결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조합이다. 엉뚱하고 돌발적인 조은정이 생각지도 못했던 카피를 쏟아내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고아인이 아이디어를 얻고 전체적인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준다.
■ 앞으로 다가올 워맨스도 뜨겁다
워맨스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공개될 여러 콘텐츠 속 워맨스는 한층 더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8일 개봉될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는 여성의 연대가 무엇보다 빛나는 작품이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3월 개봉을 앞둔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 그리고 진우(변우석)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다. 미소와 하은의 우정 혹은 그 이상의 감정을 심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여름 개봉을 예고한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는 김혜수와 염정아의 호흡이 기대가 된다. '밀수'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작은 바닷마을에 살던 해녀들이 밀수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해녀로 분한 두 톱스타가 만들어낼 케미에 관심이 더해진다.
마지막으로 김희애와 문소리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다. '퀸메이커'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김희애)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승숙(문소리)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CJ ENM, SLL, 트윈플러스파트너스, NEW, 넷플릭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