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올해 창단 100주년을 맞는 클럽과 83년을 함께한 최고령 팬이 화제다. 스페인 프로축구 셀타 비고와 알리시아 그라냐(90)가 주인공이다.
2023년은 셀타가 창단 100주년을 맞는 해다. 셀타는 스페인 갈리시아 주 비고를 연고로 한 팀으로 1923년 8월 23일 레알 비고 스포르팅과 레알 클럽 포르투나가 합쳐 창단됐다.
100년의 역사 중 57시즌을 1부 리그에서 보냈고, 32시즌을 2부에서 보낸 셀타는 스페인 서북부를 대표하는 클럽으로 자리매김 했다.
지금은 폐지된 UEFA(유럽축구연맹) 인터토토컵에서 우승(2000년)을 차지했고, 2003/04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까지 밟았다. 2016/17시즌에는 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에 진출했다. 국내 컵 데회인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도 결승전에 3번 진출했다.
한국엔 박주영이 2012/13시즌 아스널에서 1년간 임대로 뛴 팀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셀타의 거의 모든 역사를 목격한 산 증인이 있다. 올해 만 90세가 된 알리시아 그라냐다. 그는 스페인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83년 동안 셀타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리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서포터이기도 한 그라냐는 "굉장한 만족감을 느낀다. 앞으로 여성 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내가 어렸을 때는 여성들이 축구를 많이 하지 않았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남자들이 공을 가지고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달리는 것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라냐는 이어 "나보다 나이가 많은 팬들도 있었지만 여성은 내가 처음이었다. 아버지가 3살이던 나를 데리고 처음 축구장에 데리고 갔다"며 축구와 인연을 맺은 계기를 소개했다.
이어 "7살 때부터 이 팀의 서포터가 됐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발라이도스(홈구장)가 흙밭이었을 때 내 지정석은 23번 번호가 적힌 박스였고, 내가 경기장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이제 내 지정석은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든 팬들이 그렇듯 그라냐의 소망은 셀타가 리그 챔피언이 되는 것이었다.
그라냐는 "한 경기도 놓치지 않는다. 작년에 눈 수술을 받아 더 잘 보인다. 가장 큰 소망은 셀타가 챔피언이 되는 걸 보는 것"이라며 "뛰어난 팀들이 많아 힘들다는 걸 알고 있지만 지금은 구단의 100주년 행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웃었다.
안타깝게도 이번 시즌 셀타는 16위로 강등권과의 승점 차가 불과 1점 밖에 나지 않는다. 100주년을 맞는 셀타가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마르카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