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나영 인턴기자) 탤런트 겸 가수 김성환이 무명시절 당시의 서러움을 고백했다.
29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는 탤런트 겸 가수 김성환이 출연했다.
54년 차 베테랑 배우인 김성환. 그 시작은 1970년 방송사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면서부터였다.
김성환은 "신들린 뱀 장수 연기로 엉겹결에 (합격해서) 들어왔다. 그런데 들어와보니 천직이었다. 하루하루 재미를 느끼며 '내 갈 길은 배우이구나'를 많이 느꼈다. 이런 역할, 저런 역할, 별의 별 역할들을 다 했다. 시체, 포졸 등 주로 단역을 위주로 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국에서 뽑아놓은 지망생들에게 기회를 줬다. 1979년도에 기회가 왔다. 결정적으로 주인공이 최고인데, 정윤희 씨와 함께 주연을 맡게 되었다. 이어서 장미희 씨와도 주인공을 맡았다. 그 당시 장미희 씨가 최고의 여주인공이었지 않는가, 잊을 수 없는 게 제가 장미희 씨를 찾아 만주로 따라온 장면이었다. 카메라가 장미희 씨와 저를 번갈아 비췄는데, 큐 사인이 나면 바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진짜 눈물이 나올까? 싶었는데 (장미희 씨를 보니) 눈물이 바로 나더라. 정말 대단한 배우였다"라고 회상했다.
주연을 맡은 이후 탄탄대로일 거라 생각했다는 김성환. 하지만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의 방송사가 사라지면서 "내 연기 인생도 여기서 끝나는구나 싶었다. 10년 동안 해왔던 일인데 이제 안되는 구나, 싶었다. 마음의 상처가 컸었다"라고 당시의 소감을 밝혔다.
또 "당시 드라마를 한 달 내내 출연하면 한 달 월급이 30만원이었다. 월급이 많지도 않은데 작품이 끝나고 나면 1~2년을 놀았다. 한 번 주연을 하고 나면 단역이 안 들어온다"며 오히려 주연 이후 더 힘들어졌던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김성환은 1982년 통행 금지가 풀리며 밤무대가 성행하자 밤무대에서 노래를 하며 살길을 찾았다고. 65살에 본격 인생곡 '묻지 마세요'를 통해 가수로서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김성환은 "평생 농사를 하시면서 부모님이 8남매를 어렵게 키우셨다. 장남으로서 책임감을 가지며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힘든 삶 속에서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을 밝혔다.
현재의 김성환은 두 아들을 모두 장가 보내고 아내와 넓은 한강뷰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었다.
김성환은 "이순재 선생님 처남이 나랑 친구였다. 이순재 선생님 처가에 놀러가서 만나서 인사하다보니 서로 사랑하고 그렇게 됐다. 군대 면회도 오고, 나와서도 만나며 결혼까지 하게 됐다"며 아내와의 만남을 회상했다.
또 "30년 동안 가장 미안했던 것이 일 때문에 아침 일찍 나갔다가 밤 늦게 늘어왔다. 정말 볼 낯이 없다"며 일 때문에 소홀했던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한편, 김성환이 "연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아주 귀중한 분으로 모시고 있는 분입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보이는 '국민 엄마' 강부자와의 만남도 공개됐다.
김성환은 "우리가 딱 들어왔을 때 감히 얼굴을 쳐다볼 수도 없는 존재였다. 우리가 단역을 하면서 주인공을 꿈꾸던 시절, 꿈과 희망같은 존재였다.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저를 좋아해주셨다. 박근형이랑 남진 씨를 합쳐놓은 것 같다고 해주셨다"며 지금까지도 김성환의 노래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군대 시절 강부자에게 감사했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김성환은 "제가 군대갈 때 용돈 삼천 원을 주셨다. 그때 삼천 원은 방송국 한 달 월급이었다. 그 돈이면 군 복무 끝날 때까지 빵을 사 먹을 수 있는 돈이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이에 강부자는 "군 부대에 공연을 돌았는데 그때 한 사람이 나한테 와서 '혹시 김성환 씨 아세요?' 하더라. 그래서 내가 김성환 씨 있어요? 해서 가서 봤더니 새까만 군인이 나를 보고 있더라"며 군 생활 당시 우연히 김성환을 보게 된 일화를 밝혔다.
김성환은 "군대에서 저를 보고 막 우셨다. 덕분에 군단장님 옆에서 몇 달 만에 쌀밥을 먹었다. 제가 방송국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분이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성환은 강부자에게 "뭐든지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연신 고마움을 드러냈다. 알고 보니 강부자의 잔치 때 김성환이 노래와 함께 황금 열쇠를 선물했다고. 김성환은 "마음이 벅찼다"며 당시의 소감을 밝혔다.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이나영 기자 mi9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