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이제는 할 나이도 됐고 치얼업 할 수 있는 선수다."
올해 데뷔 15년차를 맞은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은 2023 시즌 유니폼에 주장을 의미하는 'C' 마크를 달고 뛴다. 스스로도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분명히 자각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승엽 신임 감독의 강력한 요청이 더해지면서 베어스 군단의 캡틴이 됐다.
허경민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구단 창립 41주년 기념식에서 주장으로서 공식적인 첫발을 뗐다. "올해 새롭게 오신 이승엽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과 함께 두산을 다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강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잘 부탁드린다"고 짧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 감독은 허경민이 좋은 주장이 될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고 보고 있다. 리그 정상급 3루수로서 평소 밝은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철저한 자기관리, 리더십을 겸비해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줄 적임자로 판단했다.
이 감독은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부임 직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된 마무리 캠프 기간 허경민과의 면담에서 주징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허경민은 당시를 회상하며 "(주장을 하라는) 감독님 말씀을 처음 듣고 2초 정도는 정적이 흘렀다"고 웃은 뒤 "주장은 쉬운 자리가 아니다. 내가 손들고 하고 싶다고 말할 수도 없는 건데 이제는 내게도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은 허경민에게 가장 크게 당부한 건 팀 내부의 결속이다. 그라운드에서 상대와 싸울 때는 단단하게 뭉쳐 있어야 하고 내부적인 불화가 없어야 한다는 간단하고 명료한 내용이었다.
이 감독은 "허경민은 조용한 선수가 아니다. '치얼업'(Cheer Up)을 할 수 있고 선후배 사이에서 중간에 잘 케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좋게 보여서 주장을 맡기게 됐다. 또 이제는 주장을 해야 하는 나이가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허경민은 리더십이 있고 항상 팀 퍼스트를 생각한다. 야구는 팀 스포츠이고 1년 내내 함께하는 공동체"라며 "코칭스태프도 역할을 하겠지만 주장이 팀이 내부적으로 싸우는 일을 만들지 않고 가족처럼 단단한 모습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허경민 역시 "감독님께서 선수단 내부의 적이 없어야 된다고 하셨다. 두산은 그동안 선수들끼리 융화, 좋은 선후배 문화를 그동안 잘 만들어왔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젊은 선수들이 많아진 만큼 후배들이 선배들을 어려워하는 점이 예전보다 덜했으면 좋겠다. 이 부분을 잘 컨트롤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