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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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출신' 허정도 "돈 벌려고 연기 결심, 한예종 진학은..."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3.01.03 17:5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재벌집 막내아들' 허정도가 자신의 학력과 배우로서의 목표에 대해 밝혔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엑스포츠뉴스 사무실에서 '재벌집 막내아들' 허정도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산경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회귀물이다.

허정도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출신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극원 연기과 예술전문사를 나온 그는 같은 서울대 출신 김신록과 한예종 동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허정도는 "(김)신록이와는 두 학번 정도 차이가 나는데, 사실 그 정도면 공연을 같이 하지 않는 이상 만날 일이 많이 없다"면서 "작품 함께한 분들 중에선 (박)혁권이 형이랑 가장 친하다. 형이 늘 사람들 만나면 '나는 2년제 나왔는데 얘는 4년제 나왔다'고 늘 제 학벌에 대해서 언급하신다. 학벌이 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우스전자'에서 차와와 역을 맡았던 전석찬 배우도 대학원 동기고, 대학 선배들 중에서는 정서경 작가님이 가장 유명하다. 사실 작가님 덕분에 한예종이라는 곳을 알게 됐다"며 "저야 작가님을 알고 있지만, 작가님이 저를 알고 계실진 모르겠다"고 멋쩍게 웃었다.

대학에서의 인연이 작품활동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작품에선 아니었지만, 예전에 검사 역할을 맡았을 때 검사로 활동하는 동기의 도움을 받았다. 의상부터 대본 검수까지 받아서 캐릭터를 만들었고, 강사 역할을 맡았을 때는 고시 강사로 잘 나가는 분이 계셔서 인물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주로 전문직 배역을 맡았을 때 도움을 받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걸까.

허정도는 "일반적인 배우들과 데뷔한 계기가 다른데, 저는 직장에 다니는 제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학 다닐 때 이런저런 실험을 했다. 교사를 해보려고 교직과정도 밟아보고, 댄스나 무술 쪽으로도 시도해봤는데, 몸치라서 취미로서도 할 수가 없더라"고 언급했다.


그는 "철학 공부도 처음에는 재밌었는데, 하다보니까 표현하고 발산하는 걸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다 졸업하고 군대 가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학교 어슬렁거리다가 공연을 했던 게 인생을 바꿨다. 당시 여자친구가 한 번 해보라고 해서 오디션을 봤는데, 말도 안되게 뒤통수를 후려치는 느낌이었다. 처음 하는 연극이었는데 주인공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군대를 갔다와서 제대 선물로 아버지가 두 달 정도 유럽 여행을 보내줬는데, 여행을 다녀올 때까지도 배우가 하고 싶으면 하자고 생각했다. 유럽에서 아비뇽 축제도 보고 해서 (연기에 대한 열망이) 더 끓어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부모님께서 먹고사는 걱정은 하셨지만, 반대는 안 하셨다. 제가 공연할 때 진주에서 서울까지 보러오셨다. 게다가 평생 좋아했던 것 중에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은 게 처음이라 (연기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난을 각오하고 한 게 아니라 돈 벌려고 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늦은 나이에 배우로 데뷔해 불안함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불안감은 늘 있다. 일이 없을 땐 없어서, 일이 있을 땐 있는대로 불안하다. 배우라는 직업이 정규직이 아니고 정년도 없고 연금도 없지 않나. 마음 건강에 취약한 직업이다. 그래서 늘 불안감을 안고 산다"고 털어놨다.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모습으로 활약하는 허정도. 이러한 변신의 비결에 대해 그는 "외모 자체가 평범하다는 것도 큰 것 같다. 여러 옷을 입기에 좋은 조건이더라"고 웃었다.

그는 "얼마 전에도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대각선에 마주보고 앉은 분이 '재벌집' 얘기를 하더라. 그런데도 못 알아보신다. 이어 '오월의 청춘' 이야기를 하시는데도 못 알아보셨다"며 "'풍문으로 들었소'에 나올 때 마주보고 앉으신 분이 그 얘기를 하시길래 제가 어떤 역할을 맡았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하시더라.(웃음) 배우로서 알아봐주시는 것도 기쁘지만, 나름 변신을 잘 했구나 하는 기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본을 일종의 악보라고, 배우를 오케스트라 단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악기를 선택할지 고심하는 편이다. '재벌집'에서 재벌가 인물들의 감정 기복이 크지 않았나. 그럴 땐 제가 모노톤으로 가는 거다. 오케스트라에게 주어진 악보에서 남들과 다른 걸 하면서도 주어진 걸 해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늘 고심한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데뷔 17년째를 맞은 허정도는 배우로서의 목표에 대해 "배우가 본인 연기에 만족하기는 쉽지 않다. 늘 연기하고 돌아오면 이불킥하고는 하는데, 정말 간혹 만족스러운 게 나오면 '잘 했구나' 한다"며 "배우로서는 저다운 연기, 저라는 사람의 결에 맞고 그 안에 자유로울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고, 이제 제가 나이가 어리지 않더라. 어떻게 하면 민폐를 안 끼치는 선배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벌집'을 아직 보지 못한 이들에게 "시청률로 결과가 나왔으니 재미를 보장할 수 있다. 배우들도 대본을 받아보고 '이거 잘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정말 한 호흡으로 쭉 끌고가는 힘이 있었다. 안에 있는 내용도 좋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좋았다"고 추천의 한 마디를 남겼다.

사진= '재벌집 막내아들' 방송 캡처, 허정도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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