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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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꼴찌 신화, 지금이 기회

기사입력 2005.04.08 22:12 / 기사수정 2005.04.08 22:12

이상규 기자
컵대회의 순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에 전국 6개의 경기장에서 컵대회 7라운드가 치러진다. 유일하게 토요일 오후 3시에 부천 종합 운동장에서 치르는 7위(2승1무1패) 부천과 10위 인천(1승2무3패)의 대결은, 서로 위치가 가까운 도시들 끼리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움을 주고 있다. SBS 스포츠 TV 생중계 일정까지 잡혀있어, 많은 팬들이 경기를 시청할 것이다.

특히 최근 2년간 정규리그 꼴찌를 기록했던 부천의 상승세가 관심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전 1:0 승리로 7위에 오르는 상승세를 맞이했고, 인천전에서는 컵대회 2연승을 노리고 있다. 1위 대구(3승1무2패)와의 승점이 3점차에 불과한 데다 골득실이 서로 같은(+1) 부천은, 인천전 승리시 대구를 제치고 컵대회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사실상 인천전에서 꼴찌 신화를 세우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부천의 공격 삼각편대, 높은 위력 발휘한다

3승12무29패의 불명예스러운 성적을 냈던 2003년 정규리그와 공격력 부진으로 2년 연속 정규리그 꼴찌에 머물렀던 2004년 정규리그. 최근 2년간 정규리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부천의 전력이 좋지 않았다. 비록 지난해 컵대회에서 꼴찌를 면했지만(11위), 타팀의 몇몇 선수들이 각급 대표팀에 차출되어 컵대회 일정과 겹쳤던 아시안컵 등을 치렀기 때문에 충분히 평가 절하될 수 있다.

▲ 부천 공격수 최철우
ⓒ2005 부천SK
그런데 이번 인천전은, 2년 연속 정규리그 꼴찌라는 꼬리표를 충분히 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인천전에서 이기기만 하면 컵대회 1위로 도약할 수 있다. 대구가 2일 울산전에서 1:1로 비기고 창단이래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던 것처럼, 부천도 1위를 기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인천전 승리시, 꼴찌 신화의 시작을 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02년 정규리그에서 단 1승에 그쳤던 대전이 2003년 정규리그 초반부터 성남 등과 선두권을 형성하여 꼴찌 신화를 거둔 것처럼(6위로 정규리그 마침), 2년만에 K리그에서 꼴찌 신화를 기대해 봐도 될 듯 하다. 4위를 기록한 지난해 후기리그에 비해 부진하고 있는 인천과 상대한다는 점에서, 부천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다.

부천은 K리그 정상급 골키퍼 조준호가 올해도 골문을 튼튼히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뒷쪽에서 든든한 힘을 얻고 있다. 인천전에 나설 '김한윤-조용형-보리스'의 두터운 3백 라인도 조준호와 함께 든든하기는 마찬가지. 고려대 출신 신인 조용형은 지난 3일 서울전에서 증명 되었듯이, 주장 김정수의 부상 공백을 충분히 메꾸고 있다. 신인 답지 않게 상대팀 공격수들을 악착같이 따라붙은 뒤에 공격을 끊는 저돌성을 발휘하고 있다. 김한윤이 마니치를 견제하고, 보리스가 이근호를 견제하면서, 조용형은 김한윤과 보리스의 대인 방어를 보조하는 동시에 인천의 중앙 공격을 차다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신승호-김기형-김재성-변재섭'의 3선 미드필드진은 짜임새 있고 조직적인 전력을 갖추었다. 팀의 수비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 뒤에, 상대팀 공격 루트를 차단하면서 공간을 좁히는데 주력한다. 인천전에서는 '김기형-김재성'의 더블 보란치가 서기복의 중앙 공격을 봉쇄한 뒤에 인천 미드필드진을 장악하는 역습을 시도하게 된다. 좌우 윙백을 맡는 신승호와 변재섭은 전재호와 이정수의 빠른 측면 공격을 봉쇄한 뒤에, 롱패스 또는 오버래핑 등을 활용하면서 재빠르게 역습으로 전환할 것이다. 미드필드진의 패싱력 정확도가 최근들어 향상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드필드진의 전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부천이 인천전에서 1위까지 바라보게 된 원동력은 공격 삼각편대에 있다. 지난해에는 극심한 공격력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는 공격 삼각편대에서 높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태다. 그중에서도 2선에 포진한 공격형 미드필더 이리네가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다하면서 팀 공격력에 높은 활기를 불어넣고 있어, '아고스-최철우'투톱의 뒷쪽을 든든히 받치고 있다. 빠른발과 부지런한 움직임, 그리고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싱력을 위주로 팀 공격 기회를 활발하게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리네를 방어하는 상대팀 선수들이 많이 농락 당했고, 아고스와 최철우는 이리네가 만들어주는 기회를 잘 살려왔다.

아고스와 최철우의 조합도 문제가 없다. 전자는 기술력이 뛰어나고 후자는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골잡이라는 점에서, 서로간의 위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서로간의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 보다는 전혀 다른 성향을 갖춘 선수들 끼리의 조합이 더 높은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아고스와 최철우의 조합은 인천의 3백 라인을 충분히 허물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추었다. 특히 3일 서울전에서 결승골을 성공시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최철우가 인천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노린다는 점에서, 최철우의 상승세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인천, 이정수 복귀로 힘을 얻었다

최근 인천의 상황이 좋지 않다. K리그 참가 2번재 해를 맞이했기 때문에 프로 2년차 선수들에게 악명 높기로 잘 알려진 '2년차 징크스'에 빠졌는지(인천은 2003년에 창단했지만, 처음으로 K리그 경기를 치른 해는 2004년 이다.), 최근 5경기 전적이 2무3패다. 컵대회 6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을 정도로 빈약한 득점력을 드러냈다. 그것도 3월 9일 컵대회 첫 경기인 전남전에서 조커 황연석이 넣은 골이다. 주전이 6경기 동안 골 넣은 전적이 없는데다, 최근 5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방승환 등과 같은 공격수들이 부진 하면서, 공격력 저하까지 겪고 있다.

▲ 인천 윙백 이정수
ⓒ2005 인천 유나이티드
지난해 후기리그에서 팀을 4위로 이끈 오른쪽 윙 포워드 최태욱이 일본 J리그 시미즈로 떠난 공백 메꾸기는 사실상 실패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다. 이근호와 박재현 등이 최태욱 같이 과감한 공격력을 앞세우면서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프로 2년차의 현 청소년 대표(U-20) 이근호와 K2리그 미포조선 출신 박재현이 인천의 주축으로 성장하려면, 아직 K리그에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보다는 기량을 발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오른쪽 윙백 이정수가 그동안의 긴 부상을 털고 복귀 하면서, 인천 전력에 힘을 얻게 되었다. 발 빠르고 부지런한 이정수의 합류로 오른쪽 측면 공격력이 강화 되었다. 왼쪽 윙백 전재호와 함께 좌우 측면 공격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어, 미드필드진의 공격력이 강화 된다. '아기치-노종건'의 더블 보란치가 공격 기회를 얻을때, 경기 장악력이 약한 공격형 미드필더 서기복 보다는 전재호와 이정수가 포진한 측면 쪽을 향해 적극적으로 공격을 전개시킬 수 있다. 부천의 더블 보란치 '김기형-김재성'이 두텁게 중원을 지키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중앙 보다는 측면 공격에 무게를 실을 것이다.

이정수의 합류는 수비력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정수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오른쪽 측면 뒷 공간을 튼튼히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수는 자기팀 진영을 파고드는 상대팀 선수를 악착같이 방어하는 저돌성에 능한데다, 안정적인 위치선정을 활용하여 상대팀 공격을 차단하는 지능적인 수비력이 돋보이는 선수다. 3백 라인의 중앙과 오른쪽을 튼튼히 지킬 정도로, 수비수로서 맹활약 펼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만약 이요한이 부천 선수들에 의해 부진하면, 이정수가 수비수로 내려가고 이요한이 오른쪽 윙백으로 올라갈 수 있다.

3-4-3 대형에서 3-4-1-2 대형으로 전환하는 인천은, 올 시즌 2경기 출전한 골키퍼 성경모가 골문을 지키게 된다. 3백 라인에는 '김학철-임중용-이요한'의 조합을 내세운다. 최근들어 높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고스-최철우' 투톱과 상대하여 공격을 저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아기치-노종건'의 더블 보란치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부천의 플레이메이커 이리네의 공격을 차단하는데 주력한다. 좌우 윙백을 맡는 전재호와 이정수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부천의 공격을 활발하게 끊어 가면서 역습 기회를 노리게 된다.

부천전에 임하는 공격 삼각편대의 책임감은, 그동안의 경기때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공격형 미드필더 서기복이 정확한 패싱력을 앞세워 공격진에게 공격 기회를 연결하고, '이근호-마니치'의 발빠른 조합이 두터운 부천 수비진을 상대하게 된다. 서로 비슷한 성향의 조합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두 공격수의 돌파력이 능하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만약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커 투입으로 승부수를 띄우게 된다. 헤딩골에 능한 황연석이 공격진에서 높은 위력을 발휘하고, 포항에서 임대된 브라질 공격수 셀미르가 부천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서기복이 부진하면, 기동력이 좋은 안성훈이 투입되어 공격력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다른 경우라면, 박재현이 투입되어 '이근호-마니치-박재현'의 3톱으로 변형될 수 있다. 조커 투입으로 공격력을 한층 강화시켜, 골을 넣어 5경기 연속 무득점 기록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부천vs인천, 출전선수 명단

-부천
GK : 24. 조준호
DF : 14. 김한윤 4. 조용형 30. 보리스
MF : 2. 신승호 8. 김기형 28. 김재성 99. 변재섭
AM : 10. 이리네
FW : 11. 아고스 20. 최철우
대기 : 41. 김성민(GK) 13. 김길식 18. 고기구 25. 박진옥 29. 황지윤 36. 김정수
*대형 : 3-4-1-2

-인천-
GK : 33. 성경모
DF : 6. 김학철 20. 임중용 4. 이요한
MF : 17. 전재호 8. 아기치 19. 노종건 14. 이정수
AM : 22. 서기복
FW : 11. 이근호 99. 마니치
대기 : 21. 권찬수(GK) 13. 셀미르 16. 황연석 30. 박재현 34. 안성훈 39. 장우창
*대형 : 3-4-1-2

주말 K리그 일정

-4월 9일 오후 3시 부천vs인천(부천 종합, SBS 스포츠 TV 생중계)
-4월 10일 오후 3시 성남vs울산(성남 제2 종합)
-4월 10일 오후 3시 대구vs전북(대구 월드컵)
-4월 10일 오후 3시 부산vs대전(부산 아시아드, PSB 부산방송 생중계)
-4월 10일 오후 3시 수원vs광주(수원 빅버드, SBS 스포츠 TV 저녁 7시 녹화중계 )
-4월 10일 오후 3시 30분 전남vs포항(광양 전용)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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