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영국 공영방송 'BBC'의 수석축구기자 필 맥널티가 독일 축구 대표팀의 연이은 국제 대회 부진이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냉정히 현재 독일의 경기력을 강팀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맥널티는 2일(이하 한국시간) 'BBC'에 "독일이 세계 축구에서 몰락한 거인으로 퇴장했다"며 "축구는 22명이 90분 동안 공을 쫓고 마지막에는 독일이 항상 승리한다는 게리 리네커의 문구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이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더 옛날 말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독일은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4-2로 이겼지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얻었지만 일본이 스페인까지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조 3위로 탈락했다.
독일은 지난 23일 일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에 0-2로 패한데 이어 아시아 대륙 국가에 2연패를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28일 스페인에 1-1로 힘겹게 비기면서 자력으로는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없었고 16강을 위해서는 코스타리카를 무조건 꺾은 뒤 스페인이 일본을 이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일본은 '전차군단'에 이어 '무적함대'까지 무너뜨렸다. 독일은 코스타리카를 이기고도 눈물을 흘리면서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여정을 마치게 됐자.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의 영광은 온데간데없이 2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멍에를 썼다.
맥널티는 독일의 부진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지난해 유로 2020에서도 평균의 모습만 보였을 뿐 16강에서 잉글랜드에 져 탈락하는 등 강팀의 면모를 잃었다고 꼬집었다.
맥널티는 "독일은 이번 대회 내내 수비의 견고함을 보여주지 못했고 앞서 나갈 때마다 안주했다"며 "이는 토너먼트 축구에서 치명적인 조합이다"라고 평가했다.
또 "독일의 무적 분위기는 오래전 사라졌다. 지난 몇 주간은 아마도 그 사실에 대한 마지막 확인이었을 것"이라며 "독일은 세계 축구의 타락한 거인으로 카타르를 떠난다"고 덧붙였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