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 선수들이 팬들을 위해 초록색 앞치마를 둘렀다. '우승을 할 것 같았기 때문에' 장난처럼 던진 말이 아니었고, 정말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SSG 랜더스는 그 약속을 지켰다.
지난 24일 인천 연수구 스타벅스 송도컨벤시아대로DT점 2층에서 SSG 랜더스의 '랜더스벅데이' 행사가 열렸다. 지난 3월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광현은 "진짜 우승을 할 것 같아서 현실적인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면서 "모기업에 커피숍도 있고 햄버거 가게도 있으니 그런 매장에서 선수들이 직접 서빙을 하는 것"을 공약으로 얘기했다.
그리고 정말 SSG는 우승을 했다. 그것도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는 KBO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SSG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 히어로즈와의 혈투 끝에 홈에서, 통합우승이라는 멋진 결말을 안겼다.
여러 가지 현실성을 고려해 스타벅스를 행사 장소로 잡고 스타벅스와 공동으로 이벤트를 추진했다. 참석자를 뽑기 위해 사연을 받는 사흘 동안 2000여 개의 사연이 쌓였고, 그 중 160건을 선별해 80명 씩 네 타임으로 320명의 팬들에게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행사에는 김택형, 문승원, 최민준, 최정, 김광현, 박종훈, 김민식, 최경모, 노경은, 서진용, 박성한, 전의산, 고효준, 오원석, 장지훈, 한유섬까지 16명으로 비시즌임에도 많은 선수들이 팬들을 위해 모였다. 특히 이날 행사 마지막에는 오태곤이 SSG와 FA 계약을 체결한 후 깜짝 방문을 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모든 팬들은 선수들이 직접 서빙하는 커피와 함께 선수들에게 직접 사인을 받을 수 있었고,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 앞에서 선수들과 함께 사진 촬영도 가능했다. 선수들은 한 타임의 행사가 끝난 뒤 도열해 손인사를 하면서 끝까지 팬들과 눈을 맞췄다.
행사 후 최정은 "우승을 한 뒤에 뭔가 여운이 좀 가시려고 할 때 이런 이벤트를 하게 돼서 다시 한 번 우승을 했다는 기분이 났다. 일단 팬들을 만나서 좋았고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군 복무를 예정하고 있어 당분간 팬들과 만나기가 어려울 김택형은 "새로웠다. 코로나19가 조금은 잦아들고 이렇게 팬분들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재미있었다"고 얘기했다.
우승공약을 직접 얘기했던 김광현은 "미디어데이 때 팬분들한테 약속을 했는데, 지키게 돼서 뿌듯하다. 작은 시간이나마 감사드린다. 꼭 또 우승을 해서 이런 기분 좋은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다"며 "아쉽게 당첨되지 못하신 분들은 못 오셨는데, 저희가 더 잘해서 나중에는 더 많은 분들을 초대할 수 있게 좀 더 큰 장소에서 모시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SSG 선수들과 팬들의 만남, 우승 기념, 그리고 여기에 뜻깊은 의미가 하나 더 있었다. 이번 행사로 발생한 행사 참가비와 함께, 행사 당일 송도컨벤시아대로DT점에서 발생한 매출 전액은 유소년 야구발전 장학기금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우승의 기쁨이 다른 기쁨으로 선순환이 되는 셈이다.
당초 구단은 선수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메뉴를 준비하는 이벤트도 기획했지만, 식품위생법, 매장 운영 등 여러 가지 여건 상 실현되지는 못했다. 구단이나 선수들도 안타까워 한 부분. 대신 우승공약 이벤트를 마무리 한 SSG는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팬들과 소통하고 우승을 기념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