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예솔 인턴기자) 복싱 챔피언 박종팔이 아내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20일 방송된 TV 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념비적인 복싱 챔피언 박종팔의 파란만장한 인생 일대기가 공개됐다.
이날 박종팔은 반 자연인의 삶을 살게 하는 9년 된 집을 공개했다. 무려 10,000평의 크기를 자랑하는 넓은 텃밭과 마당을 보유한 집이었다.
집 안에는 박종팔을 위해 아내가 직접 만든 500여 병의 담금주들이 거실 한 쪽을 꽉 채웠다.
아내는 집에 이사오기 전 박종팔의 몸이 좋지 않았다며 "눈도 떨리고 혈액순환이 안됐다. 몸에서 냄새도 나고 사람이 되게 무기력 했었다. 누가 약술을 한 잔씩 먹고 자면 혈액순환이 잘되고 몸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라며 담금주를 만들게 된 계기를 전했다.
살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박종팔의 모습에 제작진이 "우리가 알고 있는 복싱 선수 이미지하고 다르다"라고 하자 아내는 "요즘은 가부장적이어서 살 수가 있나. 옛날에 복싱 선수지, 지금 써먹으면 되겠냐. 그깨는 그때다"라고 코웃음을 쳤다.
이에 박종팔은 "둘이 있다보니 (살림을) 안 할 수가 없다"라고 부드러운 남편의 면모를 보였다.
박종팔은 "나는 내 평생에 두 가지를 제일 잘했다. 첫 번째는 복싱, 두 번째는 집사람. 집사람이지만 엄마 같은 사람이다. 엄마, 집사람, 친구 다 갖췄다. 집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고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내는 박종팔과의 첫 만남에 대해 "미래를 약속하고 만나지는 않았다. 그냥 '만나보자'해서 만났는데 몇 번 만나보니까 아무것도 없고 신용불량자라는 걸 알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연간 수입 1억 1천 만원으로 80년대 스포츠 스타 중 최고의 수입을 달성했던 박종팔은 "1년에 최대 아홉 경기까지 해봤다. 얼마나 링을 자주 올라갔겠냐"며 "동양 챔피언은 10차를 넘어가면 많게는 3천 만원까지 대전료를 받아봤다"고 말했다.
박종팔은 투자를 위해 집과 땅을 많이 샀다며 20대 후반 당시 29군데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탄탄대로였던 현역시절과 달리 은퇴 후의 삶은 처참했다. 보유했던 땅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된 상황.
박종팔은 "(은퇴 후) 쉬고 싶었다. 평생을 쉬어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주변에서 뭐 하자는 사람도 많았다. 후배들 위해서 체육관을 하자고 했는데 실패했고, 단란주점도 운영했었는데 20억을 손해봤다"고 밝혔다.
손실 회복을 위해 여기 저기 투자를 했다는 박종팔은 "복싱은 한 방이 있는데 사회는 없더라. 쫓아다니다 보면 더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더라"라며 "운동 끝나고 20년 동안 가져다 버린 돈이 80억에서 90억이 된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결국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고생하며 삶을 끝낼 생각까지 했던 박종팔은 아내가 늘 옆에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그 때는 정말 엮이고 꼬이고 내 돈 갖다 버릴 때는 원수였는데 지금은 많이 고맙다. 내 옆에서 항상 나를 보호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든든하다"고 고백했다.
이에 박종팔은 아내를 향해 "힘들 때 티를 안내고 묵묵하게 뒤에 있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 = TV 조선 방송화면
장예솔 기자 imyes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