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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패 LG '과거 답습인가, 새 역사 창조인가'

기사입력 2011.04.27 08:02 / 기사수정 2011.04.27 08:03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LG가 26일 사직 롯데전서 5-8로 대역전패 하며 10승 10패로 5위로 주저앉았다. 시즌 첫 3연패. 계투 요원 오상민의 개인사로 인한 잠적 및 퇴단으로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그런데 어쩐지 LG의 이같은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듯하다. 현재 LG는 2009년, 2010년의 악몽을 재현할 것인지, 아니면 2011년 새 역사를 창조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 초반 승부가 중요한 올시즌이라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 2009년과 2010년의 악몽
시계 바늘을 작년으로 돌려보자. 27일 현재 10승 10패로 5위인 LG는 작년 20경기를 치른 시점인 4월 23일 잠실 한화전서 패배하며 10승 9패 1무로 4위를 유지했다. 심지어 24~25일 잠실 한화전서 연이어 승리하며 3위까지 치솟았던 LG는 그러나 이후 급속 추락했다. 29일 잠실 삼성전 2-3 패배를 시작으로 4연패-1승-4연패-1승-5연패 등 15경기서 2승 13패를 맛보며 5월 15일 잠실 롯데전 패배로 14승 22패 1무, 7위로 추락했다. 이후 4연승으로 반등세를 탔으나 결국 하위권에 정착한 채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구심점 없는 타선과 마운드 불균형이 부른 참극이었다. 게다가 따지고 보면 작년 이맘때도 일부 선수들의 개인적인 문제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는 LG였다. 

2009년에도 비슷한 기억이 있다. 20경기를 치른 시점인 4월 26일 사직 롯데전서 패배하며 9승 10패 1무로 5위였다. 그런데 이때는 5월 시작과 동시에 8연승을 내달리며 18승 12패 1무로 2위까지 치고 올랐다. 하지만 5월 12일 잠실 SK전서 5시간 39분간 무박 2일 승부를 펼쳐 10-16으로 패배한 걸 시작으로 급속 추락했다. 김정민(LG 배터리 코치)이 좌익수로, 최동수(SK)가 투수로 나서는 기현상도 벌어졌었다. 엄청난 전력 출혈과 함께 이후 성적이 곤두박질치며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2년간 한참 좋았던 시기에 돌연 급속 추락했던 기억이 있는 것이다. 모두 2~30경기 정도 치른 시점이었다. 올 시즌 선발 마운드의 강화로 다시 한번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LG가 공교롭게도 올 시즌 첫 3연패를 당한 현 상황도 20경기를 치른 시점이다. 어쩌면 향후 10경기 정도가 LG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0.5게임 앞선 공동 3위 삼성 KIA는 탄탄한 마운드와 강화된 타선을 내세워 쉽사리 뒤처지지 않을 기세이고, 하위권의 롯데도 최근 타선이 바닥을 쳤다. 심지어 넥센마저 최근 4경기서 3승 1패로 치고 오를 기세다. 중간에서 하향세 기미를 보이는 LG가 위기에 휩싸일 만하다. 

▲ 새 역사 창조냐 과거 답습이냐
물론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실제 LG는 올 시즌 최근 몇 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선발진이 안정돼 있다. 26일 사직 롯데전서 박현준도 6이닝 4실점(2자책)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현재 LG가 추락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수 집중력 부재라는 걸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날 박현준의 4실점 중 2실점은 비자책이었다. 원인은 수비 실책과 본 헤드 플레이. 4회 1사 1,2루 상황서 박진환의 투수 앞 땅볼 때 볼을 이어받은 박경수가 2루 베이스를 찍지 않은 채 1루에 송구했다. 설상가상 1루수 이택근마저 그 볼을 놓치며 2루 주자 강민호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어 박종윤의 내야 땅볼 때 2루에서 '죽다 산' 김문호가 홈을 밟아 1점을 더 내줬다. 이 밖에 5회에도 이대호가 헛스윙한 공을 포수가 놓치며 출루를 허용한 게 빌미가 돼 후속 타자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 차로 추격을 당했다. 수비 난조를 계기로 롯데의 화력을 살려줬고, 이는 대역전패의 씨앗이 됐다. 7회초 공격에서는 이택근의 견제사가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 LG에 이런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잠실 KIA전서 8회 2루수 박경수의 에러와 임찬규의 폭투가 이어지며 2-3에서 추가점을 내줘 역전 흐름을 끌어오지 못했고 24일 잠실 KIA전서도 2-4로 뒤진 9회 내야 실책과 외야 판단 미스가 겹쳐 대량 4실점 한 바 있다. 또한 타선도 최근 5경기 6~9회 득점이 고작 3점뿐이다. 집중력과 뒷심이 달리는 모습. 분명 투타 모두 한창 좋았던 시기의 흐름과는 사뭇 다르다. 2~3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급속 추락의 악몽을 겪었던 지난 2시즌에 비해 마운드 밸런스가 좋아진 LG. 과연 올 시즌에는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사진=LG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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