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윤서 기자) "재밌다. 전문가들의 평가를 뒤집고, 모든 사람들이 열세라고 생각하는 판을 뒤집는 것도 재밌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이정후는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펄펄 날았다. 특히 팀이 5-4로 앞선 7회 2사에서 이정후는 이정용의 초구 146km/h 직구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쐐기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앞서 역전 투런포를 가동한 임지열과 백투백 홈런을 합작했다.
경기 후 이정후는 "우선 (안)우진이가 힘들 텐데 정말 잘 던져줘서 우리가 쫓아갈 수 있었다. 지고 있어도 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찬스가 한 번 오면 뒤집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좋은 찬스가 왔을 때 역전시켰다"면서 "역전을 다시 당했을 때도 분위기가 나쁘거나 가라앉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이 다시 역전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갖고 있었고 (임)지열이형이 나가서 큰 일을 해주셨다. 나도 분위기에 취해서 그냥 휘둘렀는데 넘어갔다.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홈런을 친 순간 승리를 직감했을까. 이정후는 "지열이형이 홈런 쳤을 때 그래도 출루를 해서 연결을 하거나 2루타 이상의 장타를 꼭 치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를 조금 빨리 했는데 최고의 결과로 나왔다. 내가 홈런을 쳤을 때 '오늘 이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승리를 확신했다.
마침내 포스트시즌에서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정후는 "내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언젠간 홈런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팀이 지고 있을 때가 아닌 중요한 순간에 나온 것 같아서 의미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정후의 강렬한 홈런 세리머니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정후는 방망이를 내동댕이 친 후 포효했다. 세리머니에 관해 이정후는 "LG팬분들이 많으셨고 우리 팬분들도 뒤지지 않는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주셨다. 그 가운데 좋은 홈런이 나와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키움은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정후는 "경기 전에 항상 모여서 '무조건 이겨야 해'가 아닌 '지더라도 후회 없이 하자'라고 얘기하며 계속 좋은 결과가 나왔다. 무조건 이기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면 몸이 경직되고 부담스럽다"면서 "당장 내일 경기가 없다면 내년에 야구를 시작해야 한다. 오늘(3차전)이 올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했다. (김)재웅이가 다이빙캐치를 하고, 지열이형이 초구에 홈런을 치는 등 과감하게 하니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내일(4차전)도 포스트시즌 첫 경기부터 해왔던 것처럼 후회 없이 모든 선수들이 플레이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라며 각오를 피력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키움은 낙관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는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는 LG의 우세를 점쳤고, 심지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디펜딩챔피언' KT 위즈의 승리를 전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영웅 군단은 예상을 뒤엎고 한국시리즈 무대로 성큼 다가섰다.
이정후는 "재밌다. 전문가들의 평가를 뒤집고, 모든 사람들이 열세라고 생각하는 판을 뒤집는 것도 재밌다. 이래서 스포츠가 재밌는 것 같다. 아무리 우리가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아도 공은 둥글다.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팬분들도 좋아하신다. 우리도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오늘(3차전) 경기는 오늘로 끝났다. 선수들이 잘 쉬고 내일(4차전) 꼭 끝냈으면 좋겠다"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