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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월 승부론', 어떻게 봐야 하나

기사입력 2011.04.26 10:22 / 기사수정 2011.04.26 10:22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4월 승부론의 실체는 무엇일까.

올시즌 초반 유독 접전이 잦다. 8개 구단이 앞다퉈 총력전을 펼친다. 1~2점 뒤지는 경기서도 필승 계투조가 출격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선발이 뒷문을 단속하는 변칙 마운드 운용도 엿보인다. KIA 윤석민과 SK 송은범이 그랬다. 여기에 연장전만 돌입하면 투수 6~7명 이상 줄지어 등판한다. 지난 23일 사직 SK-롯데전서 SK는 송은범에게 4회 2사부터 4⅔이닝을 맡긴 뒤 10회까지 정우람-정대현-전병두-이승호-이영욱을 차례로 등판시켰다. 롯데도 뒤지지 않고 7명의 투수를 쏟아 부었다. 

▲ 4월 승부론
올 시즌도 어김없이 SK가 순위표 맨 위로 올라섰다. 두산도 뒤지지 않고 SK를 견제하고 있다. 하지만, SK와 두산도 나머지 6팀을 완벽하게 압도할만한 전력은 아니다. 두 팀은 2000년대 후반부터 프로야구를 양분하고 있지만 시즌이 거듭 될수록 KIA 삼성 롯데 등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고 실제로 한화와 넥센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팀의 전력은 상당히 평준화됐다.

때문에 시즌 초반 승부가 매우 중요해졌다. 시즌 도중 8개 구단 모두 부상 선수나 뜻밖의 변수로 전력이 휘청거리는 위기를 피할 수 없다. 체력적인 사이클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100% 전력으로 시즌을 맞이한 다음 시즌 중반 변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초반부터 많은 승수를 쌓으려고 한다. 실제로 SK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4~5월에 승패 차 +10개 내외 이상 벌어놓은 승수를 바탕으로 시즌 중반 이후에 맞이했던 위기를 넘겨왔다.

SK의 이러한 행보가 나머지 7개 구단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면서 이른바 '4월 승부론'이 탄생했다. 전력이 평준화됐고 야구의 특성에 따른 변수가 있는 가운데 시즌 초반에 승수를 쌓지 못할 경우 시즌 중반 이후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따지고 보면 최근 8개 구단 스프링캠프의 대세가 된 지옥훈련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변수를 줄이고 100% 전력을 갖춰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서기 위한 준비를 지옥훈련을 통해 완성하는 것이다.

▲ 마운드 과부하
총력전은 결국 필연적으로 마운드 총동원령을 야기한다.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구위가 좋은 투수를 뒷문에 배치하려는 성향이 뚜렷하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최고의 구위를 지닌 선수를 투입한다고 해도 꼭 지는 경기가 발생할 수 있다. SK는 23일 연장전서 필승 계투조를 모두 투입했지만 패배했다. 당연히 후유증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24일 경기서 승리를 거둬 출혈을 최소화했지만 만약 필승조를 투입하고도 패배하거나 다음날 필승조 투입 타이밍을 놓쳐 다시 패배한다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게 된다. 그렇게 되다 보면 연패 중인 팀이 연투했던 투수를 연패를 끊기 위해 무리하게 투입하는 상황도 발생하게 된다. 때로는 선발 투수가 불펜 피칭을 대신에 실전 불펜 등판을 하며 전체적인 마운드 과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전력이 좋은 팀은 잦은 박빙 승부를 하는 통에 불펜 필승조의 출격이 더욱 잦아지며 그만큼 휴식일 보장이 어려워진다.

사실 4월부터 불펜 투수들이 체력적으로 무리를 하면 시즌 중반 이후 탈이 날 가능성이 있다. 체력 저하는 곧 투구 밸런스 붕괴와 부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지름길이다. 이를 우려해 각 팀은 필승 계투조의 투구일 간격을 최대한 보장해 주려고 하지만 접전은 예외 없이 불펜 투수들을 웜업 존으로 이끌게 된다. 이 경우 설령 실전 등판을 하지 않더라도 피로는 쌓이게 된다. 물론 불펜 투수들을 적당한 간격으로 풀가동 했을 때 팀이 승리를 거둘 경우 발생하는 상승세는 분명 순위 싸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26일 현재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롯데 고원준(9경기, 15⅓이닝)부터 삼성 정현욱(11경기 11⅓이닝)까지 불펜 투수 11명의 등판 경기당 이닝 수가 1이닝을 넘는다. 팀당 17~18경기를 치렀지만 10경기 넘게 등판한 구원 투수도 무려 13명이다. 심지어 원포인트 릴리프도 불펜 투구에 의한 체력 소모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등판만 이뤄지면 그 피로도는 1~2이닝씩 던지는 셋업맨과 비슷하다. 시즌 초반임을 감안하면 분명 강행군이다. 과연 이들의 행보와 팀 성적의 상관관계는 시즌 막판 어떻게 귀결될까.   

[사진= 윤석민 송은범 김선규 전병두 정대현 정현욱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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