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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미리암, 아사다'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

기사입력 2011.04.25 14:51 / 기사수정 2011.04.25 15:5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21, 고려대)의 '여왕의 귀환'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11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러시아 모스크바로 출국한 김연아는 "그동안 연습한대로 잘했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다른 선수들을 의식한 적은 없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25일(한국시각) 김연아는 드디어 모스크바 현지에서 첫 공개연습을 가졌다. 출국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작년 올림픽 때 나타난 몸 상태를 다시 만들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재 몸 상태는 그 때와 비교해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앞둔 김연아는 꾸준하게 컨디션 조절을 해왔다. 새로운 프로그램 훈련은 이미 지난 1월에 모두 완성시켰고 도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릴 시기인 3월 중순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해 개최지가 러시아 모스크바로 변경됐다. 한 달 동안의 공백이 생겼지만 김연아는 서울 공릉동에 위치한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막바지 훈련에 집중했다. 하루에 3시간동안 지상훈련과 스케이팅 세션을 가지며 마무리 훈련에 집중한 김연아는 첫 훈련에서 자신의 몸 상태가 최상임을 입증했다.

지금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지난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을 때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그동안 김연아가 고전했던 몇몇 대회는 전부 부상이 심할 때였다. 현재 김연아는 1년 공백의 우려를 뒤집을 만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과 예술성으로 볼 때, 김연아는 여전히 현존하는 최고의 스케이터다. 이러한 김연아의 앞을 가로막는 장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대회 테크니컬 패널로 미리암 로리올-오버윌러(스위스)가 참여했다. 미리암은 김연아의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 중, 첫 점프인 트리플 플립에 롱에지(e로 표기 잘못된 스케이트 날로 도역하는 점프) 판정을 내렸다. ‘교과서 점프’로 유명한 김연아의 점프에 롱에지 판정을 내린 테크니컬 패널은 미리암 오버윌러가 유일했다.



미리암은 2009-2010 일본 도쿄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다시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로 참여했다. 이 대회에서는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점프에 다시 제동을 걸었다. 이번에는 롱 에지가 아닌, 두 번째 토룹 점프가 회전수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다운그레이드를 내렸다.

오버윌러는 김연아의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 이러한 판정을 내린 유일한 주심이었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의 회전 같은 경우, 슬로우 비디오를 통해 반복 재생됐지만 완벽하게 회전수를 채운 것으로 나타나 판정의 공정성에 대해 논란이 불거졌다.

오버윌러는 2005년부터 ISU 테크니컬 패널로 활약했다. 주로 노비스와 주니어 대회에서 패널로 활약한 그는 김연아에게 롱에지 판정을 내린 '2008-2009 그랑프리 시리즈 Cup of China'에서 처음으로 시니어 대회 테크니컬 패널로 참여했다.

오버윌러는 빠른 시간 안에 올림픽 테크니컬 패널까지 맡게됐다. 하지만, 김연아가 딴죽을 걸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펼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다운그레이드와 롱에지 판정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아사다 마오(21)와 안도 미키(24) 등 일본 경쟁자들에 대한 관심도 나타나고 있다. 안도 미키는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가장 안정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 그랑프리 시리즈 2회 우승과 전일본선수권, 그리고 4대륙선수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다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부진해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전일본선수권대회와 4대륙대회에서는 모두 안도 미키에 밀려 2위에 그쳤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기술구성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업그레이드 된 것이 없으며 스케이팅과 안무 소화력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기술 구성과 예술성으로 봤을 때, 여전히 김연아의 라이벌로 불릴 만한 선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악인연이 있었던 오버윌러도 김연아가 완벽한 연기 앞에서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완성형 스케이터'인 김연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다. 김연아는 1년 만에 복귀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예술성을 더욱 승화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남겼다. 기술과 예술성에서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김연아에게 최고의 적수는 '자기 자신'이다.



[사진 = 김연아, 피터 오피가드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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