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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호씨 가족의 아주 특별한 마라톤사랑

기사입력 2005.01.24 08:48 / 기사수정 2005.01.24 08:48

김종수 기자

달리는데 나이, 성별이 무슨 상관 있나요? 


 

 ▲ 오준호씨 부부와 작은아들 승환군이 가게 안에서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계기요? 글쎄요. 항상 저는 이런 질문이 난감하더라고요"

사람들은 오준호(48·김제시 요촌동 BYC 김제대리점)씨가 마라톤에 입문하게된 과정에 여러 가지 사연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40이 넘은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해 젊은 사람들도 힘들다는 풀코스를 거침없이 완주하는 능력은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재작년 겨울, 중앙일보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56분07초로 3시간대 벽을 무너뜨렸던 사실은 마라톤에 전혀 관심이 없던 이들에게까지 놀라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고 있다.

40대 24위에 종합성적 58위, 얼핏보면 뛰어나 보이지 않지만 전체참가자가 9천명이 넘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7년 전 인가 여동생이 마라톤 신청서를 가지고 왔더라고요. 별다른 생각 없이 형제들과 함께 뛰어봤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아요"

오준호씨는 지극히 평범하다. 마라톤을 시작하기 전에 특별히 무슨 운동을 한 것도 없다. 그저 뛰는 것이 맘에 들고 땀흘리는 기분이 좋아서 지금까지 뛰어온 것 뿐이다.

그래서일까? 오준호씨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전부 마라톤매니아들이다. 특히 아내 송희영(44)씨는 성적 면에서는 오히려 남편을 능가하고 있다.

작년에 열린 시민건강마라톤대회 여자부 1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대회에서 상위권에 드는 실력파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미쳤다고… 나이 먹고 에어로빅이나 하지 힘들게 무슨 마라톤이냐고, 하지만 저는 그분들에게 딱 한 말씀만 드리고 싶어요. 직접 해보시면 제가 왜 마라톤을 고집하는지 아시게 될 것이라고"

송희영씨 역시 특별히 운동 같은 것을 해보지 않은 평범한 주부이다.

부모들의 영향 탓인지 두 아들 승민(17)·승환(11)군도 육상에는 남다른 소질을 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필자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오준호씨가 말한다.

"지난 2000년 4월에 열린 제1회 전주·군산간 벚꽃마라톤대회입니다. 이 대회에는 아내와 두 아들뿐만 아니라 형제들 그리고 70세를 훌쩍 넘기신 아버님 어머님까지 참석했었거든요. 그때 받은 특별상(가족부분최다참가상)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저희 가족전체의 보물이지요"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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