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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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강속구 버리고 팔색조 투수로 변화

기사입력 2011.04.23 06:27 / 기사수정 2011.04.23 09:0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50km를 넘는 빠른 강속구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박찬호(38, 오릭스)가 팔색조 투구로 일본 타자를 요리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22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7이닝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찬호의 호투에 힘입은 오릭스는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가 던진 스트라이크 중, 가장 빠른 구속은 145km에 달했다. 느린 볼은 아니었지만 박찬호의 전성기를 생각할 때, 구속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불꽃같은 강속구를 잊어버렸지만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상대하는 박찬호의 '노련함'은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박찬호는 1,2회에 제구력이 안 잡히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적재적소에 구사하면서 땅볼을 유도해냈다. 첫 번째 선발 등판에서 상대 타자들을 주로 맞춰 잡았던 박찬호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는 절묘한 변화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6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이 중, 변화구가 아닌 몸쪽으로 절묘하게 붙는 직구로도 삼진을 잡아냈다. 위기를 넘긴 3회부터 박찬호의 제구력이 살아났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그리고 커터를 적절하게 섞어 던지면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박찬호의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재미를 봤던 구종이다. 타자 앞에서 변화가 심하게 일어나는 슬라이더로 박찬호는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슬라이더를 33개나 던지면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국내 투수들보다 다양한 구질의 변화구를 구사한다. 일본 타자들은 워낙 많은 구질을 접해보기 때문에 변화구에 대응하는 자세도 철저하다. 박찬호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일본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여기에 커터와 커브도 간간히 섞어가면서 던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절 때, 박찬호는 낙차 큰 커브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 무대에서는 커브를 많이 구사하지 않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승부구로 가져가고 있다.

경기를 마친 박찬호는 장내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포수들이 리드를 잘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대 포수와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시즌 초반,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타자들은 박찬호의 변화무쌍한 볼의 움직임에 속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볼도 눈에 익숙해지면 대응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받쳐줄 구질의 강화와 일본 타자들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박찬호는 2경기를 치르면서 평균자책점이 1.98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피안타율은 1할대(0.196)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좀처럼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못했던 박찬호는 일본 리그에서 '팔색조 투구'를 펼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사진 = 박찬호 ⓒ SBS CNB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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