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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헌터 영입한 에인절스, 플러스 효과?

기사입력 2007.11.24 08:11 / 기사수정 2007.11.24 08:1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홈런 사냥꾼'으로 불리우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중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혔던 토리 헌터(전 미네스타 트윈스)가 LA 에인절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 풀린 FA 중 텍사스 레인저스, 애틀란타 브래이브스, LA 다저스, 워싱턴 내셔널스 등 많은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은 선수가 바로 헌터였습니다.

상대 팀 타자가 때린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선수로 유명한 헌터는 메이저리그 외야수 가운데 가장 폭넓은 수비를 자랑합니다. 뛰어난 운동신경 탓에 동물적인 감각으로 펜스를 넘어가는 볼을 캐치해내는 걸로 유명한 헌터는 외야수비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유명하고 30개의 홈런에 2할 7푼에서 8푼 정도 쳐주는 공격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외야수비의 탁월함과 간혹 큰 것을 쳐주는 선수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헌터만한 선수가 흔한 것도 아니지만 과연 에인절스라는 팀 컬러에 헌터가 효과적으로 융화되느냐가 문제입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미네소타 트윈스 동료였던 요한 산타나는 트윈스로부터 5년 계약에 9300만 불을 제시받았지만 이것을 거절하고 FA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현역 최고 투수 중 한명인 산타나보다는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헌터가 에인절스로부터 5년 계약에 9000만 불의 계약을 따냈습니다. 이것은 평균연봉 1800만 불 정도로 외야수 중 최고액을 받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즈키 이치로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버논 웰스와도 맞먹는 액수입니다.

헌터는 현재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제시받은 셈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에인절스의 외야수 진은 넘쳐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팀의 중심타자인 블라디미르 게레로는 강한 어깨를 기반으로 한 수비력도 인정받고 있어서 주전 우익수로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입니다.

에인절스의 터줏대감인 개럿 앤더슨은 좌익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새롭게 영입된 게리 매튜스 주니어도 중견수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 타격 선생이라 불리는 게레로를 비롯해 앤더슨과 매튜스, 그리고 헌터는 모두 장타력을 갖춘 선수이자 부상만 없다면 3할 이상의 타율에 타점에서도 좋은 기록을 내줄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이런 탄탄한 에인절스의 외야수 자리에 헌터가 들어온 것입니다. 아무리 매튜스와 앤더슨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비 능력을 보면 헌터를 내야수로 돌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앤더슨이나 매튜스 중 한명이 내야수나 지명타자로 나서야할 것입니다.

지난 디비전시리즈에서 앤더슨과 매튜스는 모두 부상으로 제 몫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중심타선에서 홀로 분전했던 게레로의 모습을 보고 장타력을 갖추고 수비능력이 뛰어난 외야수를 에인절스는 더욱 필요로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팀 타순을 생각한다면 5번에서 6번 자리에 헌터가 배치 될 것으로 보입니다. 헌터는 장타력을 지닌 타자이며 100타점을 상회하는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3, 4번 자리를 게레로와 앤더슨 혹은 영입대상으로 나선 플로리다 말린스의 미겔 카브레라를 생각하고 있다면 그 뒤를 받쳐줄 5번과 6번 타선의 적임자로서 헌터만한 선수도 드물 것입니다.

헌터가 트윈스 시절처럼 간혹 3번이나 4번 타순의 선수로 활약할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중심타선은 물론 1, 2번도 헌터와는 맞지 않는 타순입니다. 헌터는 도루능력도 갖췄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출루율이 떨어지고 선구안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슬럼프에 빠지면 공갈포로 전락할 수 있는 단점을 가진 것이 바로 헌터입니다. 그런 부분을 간과할 때, 에인절스는 9000만 달러를 주고 헌터를 데려온 것은 안정된 외야 수비의 보강과 중하위 타선에서 적어도 25개의 홈런에 100타점을 올려주는 그런 선수를 원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항상 꾸준하게 FA들에게 거액을 안겨주며 영입했던 팀 중 하나가 바로 LA 에인절스입니다. 현재 에인절스의 선수 사정을 본다면 그리 필요도 없는 외야수 부분에 상당한 거액을 안겨주며 굳이 헌터를 데려올 필요가 있냐는 비판도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헌터에 만족하지 않고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뉴욕 양키스와 재계약에 성공하자 이제 목표점을 미겔 카브레라에게로 돌리고 가장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에인절스의 3루 자리에 카브레라가 들어온다면 외야를 비롯한 내야의 수비진도 짜임새를 갖출 수 있을 것이며 타선역시 게레로-카브레라-앤더슨- 헌터로 이어지는 막강한 라인을 형성할 것입니다.

2002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에인절스는 구단주가 바뀌고 난 다음에 자금력이 풍부한 팀으로 변모했습니다. 그리고 우수한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한 결과, 포스트시즌의 단골손님이 됐으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인절스의 이러한 전력은 월드시리즈 진출까지의 결과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002년 이후 다시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선수 영입에 나서고 있는 팀이 바로 에인절스입니다.

앞으로 미겔 카브레라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나온 FA 미겔 테하다의 진로가 어떻게 결정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에인절스가 이 두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많은 구단들이 관심을 보인 토리 헌터에게 거액을 안겨주며 데려온 팀이 에인절스란 것입니다.

헌터의 영입으로 한층 막강해진 외야진과 장타력. 이것이 과연 에인절스 팀 전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헌터가 에인절스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본 다음에야 확실해 질 것 같습니다.

<사진=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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