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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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기로 경기장 덮겠다'…긴장 고조되는 엘 클라시코

기사입력 2011.04.20 19:07 / 기사수정 2011.04.20 19:29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이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이 열리는 메스타야 경기장을 스페인 국기로 가득 채울 계획을 세우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0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이 인터넷 포럼 활동을 통해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스페인 국기 20,000여개를 흔들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결승전 장소가 발렌시아라는 점, 그리고 결승 상대가 FC 바르셀로나라는 점이다.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축구를 양분하는 강자이나, 그들의 정체성은 카탈루냐와 강력히 연결되어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가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열릴 경우 "CATALUNYA IS NOT SPAIN(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이라는 대외적 선전 문구가 경기장 곳곳에 자리할 정도로 '바르싸(Barça)'의 정체성은 여전히 스페인과 완전한 화합된 상태는 아니다.

경기가 열리는 발렌시아 역시 바르셀로나 만큼은 아니지만, '통합 스페인'에 있어 지정학적으로 상당히 미묘한 지점이다. 과거 프랑코 독재 정권에 의해 카탈루냐와의 공식적 '끈'이 끊어졌지만(현재 발렌시아는 공식적으로 카탈루냐와 분리, 발렌시아 지역으로 분류된다), 발렌시아는 과거 바르셀로나와 함께 아라곤 왕국을 이끌었고 여전히 카탈란 언어 사용자가 인구의 다수를 구성한다.

바르셀로나나 빌바오(바스크)에 비해 '중앙 스페인'에 대한 반감은 적지만, 그렇다고 스페인에 충성을 다짐하는 지역도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코파 델 레이 결승이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렸는데,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이를 갈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틱 빌바오가 맡붙었는데 경기 전 스페인 국가가 연주되는 상황에서 양팀의 서포터들은 호루라기와 야유를 동원해 '국가'에 대한 모욕 행위를 보였고 카탈루냐와 바스크의 독립 깃발을 흔들며 스페인에 대한 반감을 표현했다. 결승 상대가 바르셀로나와 빌바오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경기 장소가 발렌시아였기에 이 역시 가능했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스페인 국기 대량 반입도 2009년 '사태'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 이들은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적극적으로 국기를 흔들어 충분히 예상되는 반스페인적 행위에 맡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번에도 경기가 발렌시아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스페인에 대한 찬반이 명확이 구분되는 공간이 아니기에, 발렌시아에서 스페인에 대한 찬반의 움직임이 충돌한다면 그 양상은 더욱 치열하고 격렬해 질 수 있다. 

가뜩이나 지난 주말 마드리드에서 있었던 리그 맞대결에서 관중석을 향해 강슛을 날린 리오넬 메시의 돌발 행동으로 양 팀의 감정이 격해진 상황이라, 팬들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바르셀로나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더 이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C) 마르카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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