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가 팀에 처음 합류했던 지난 7월 19일. 조웅천 메인 투수코치는 독립구단을 상대로 한국 무대 첫 실전을 마친 모리만도를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모리만도는 당시 최고구속 147km를 찍은 직구와 주무기인 낙차 큰 커브, 컷 패스트볼 등을 구사하며 코칭스태프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대만리그에서 시즌을 치르다 한국으로 건너왔기 때문에 몸 상태도 준비가 잘 돼 있었다.
조 코치가 특히 높게 평가한 부분은 모리만도의 마인드였다. 더그아웃에서는 차분하고 마운드 위에서 투사로 변하는 유형인 데다 피칭에 대한 조언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첫 만남부터 "말도 참 예쁘게 하고 팀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보여서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선수"라고 치켜세운 건 과장이 아니었다.
2개월이 지난 현재 모리만도는 말 그대로 SSG의 보배다. 후반기 10경기에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2.05의 특급 성적을 찍으면서 SSG의 정규리그 우승 도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20일 kt 위즈전에서도 7이닝 1실점 호투로 SSG의 4-2 승리의 발판을 놨다. 모리만도가 없었더라면 개막 후 내내 SSG가 지켜왔던 선두 자리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을 거라는데 그 누구도 이견을 달지 못한다.
모리만도는 7승 수확 직후 "김민식이 큰 홈런도 쳐주고 투수리드가 너무 좋아서 김민식만 믿고 던졌다"며 "전력분석팀에서 kt 타자들에 대한 준비를 잘해준 덕분에 계획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동료와 프런트에 승리의 공을 돌렸다.
개인 성적이 좋으면 태도가 갑자기 바뀌는 외국인 선수들도 있지만 모리만도는 한결같다. 항상 겸손하고 동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을 늘 강조한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민식은 "모리만도는 마운드에서 어떤 상황이라도 흥분하지 않는다"며 "외려 오늘 자신이 사인을 잘못 읽어 내가 다칠뻔했다면서 너무 미안해하더라.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는데도 경기 내내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가득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자기 루틴을 꾸준히 지키는 부분도 확고하다. 선발등판 당일에는 무조건 라지 사이즈 페퍼로니 피자만 먹는다. 한국 생활 초기 팀 동료 윌머 폰트가 즐겨 먹는 짜장면을 먹어보기도 했지만 자신이 가장 선호하고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음식을 메뉴로 유지하고 있다.
모리만도는 ""최근에는 짜장면을 먹지 않았다. 사실 최근 몇년 동안 선발등판 전에는 계속 페퍼로니 피자를 먹고 있다"며 "습관이 돼서 페퍼로니 피자와 콜라 한잔, 물을 많이 마시면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가시권에 들어온 두 자릿수 승수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는 25일 LG 트윈스전을 포함해 3차례 정도 더 선발등판할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 기록은 잊고 팀 승리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리만도는 "내가 항상 메인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다. 내 기록은 한국에 처음 올 때부터 신경을 안 썼다"며 "선발투수로서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만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SSG 랜더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