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1.13 18:25 / 기사수정 2007.11.13 18:25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4-3-3, 공격력 강화 위한 해법일까?'
최근 7경기에서 24골을 몰아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공격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골잡이 웨인 루니가 발목 부상으로 4주 동안 출전할 수 없는 것.
지난 12일 블랙번전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2골로 승리했지만 루니가 빠진 공격력의 불안함을 해소하지 못했다. '사아-테베즈' 투톱의 소극적인 콤비 플레이와 루이 사아의 부진까지 겹쳐 2% 부족한 공격 마무리를 보였던 것.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도중 공격진에 변화를 시도하며 루니의 공백을 메울 공격 전술을 꺼내들었다.
블랙번전, 4-3-3 복귀의 신호탄
퍼거슨 감독은 블랙번전에서 후반 22분 부진하던 사아를 빼고 나니를 투입하며 한동안 포기했던 4-3-3 포메이션을 다시 뽑아들었다. 2005/06시즌 뤼트 판 니스텔루이의 의존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을 받은 그 공격 전술을 다시 구사했던 것. 오른쪽 윙어로서 이미 2골을 뽑은 호날두를 원톱에 놓고 좌우에 카를로스 테베즈와 나니를 포진시키는 새로운 공격 조합을 형성 시켰다.
맨유의 4-3-3 전환은 그리 낯설지 않다. 지난 시즌 헨리크 라르손을 주축으로 간간히 4-3-3을 구사했고 지난 8월 19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도 4-3-3을 선보였다. 그러나 루니의 부상과 사아의 부진, 테베즈와 나니 같은 테크니션들의 등장이 겹치고 있는 맨유의 변화를 눈여겨보면 본격적인 4-3-3 전환을 읽을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은 그동안 4-3-3으로 많은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올 시즌 트레블 달성을 위해 야심 차게 4-3-3의 완성을 준비했다. 블랙번전에서 선보인 '테베즈-호날두-나니'의 3톱은 올 시즌 좋은 활약 펼치는 공격 자원들을 묶은 조합이어서 루니가 없는 현 상황에서 계속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퍼거슨 감독이 루니를 원톱으로 놓는 4-3-3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기존 '루니-테베즈' 투톱과 공존하는 다양한 공격 패턴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특히 내년 1월에는 4-3-3의 측면과 중앙에서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박지성과 폴 스콜스가 복귀해 많은 득점 루트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 블랙번전에서 꺼내든 4-3-3은 다양화를 추구하는 맨유 공격력에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었다.
4-3-3의 키워드, 짧은 패스
올 시즌 '루니-테베즈' 투톱을 근간으로 많은 골을 넣었던 맨유는 '무한 스위칭(-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찾은 위치 변화-)'이라는 새로운 공격 전술의 정착을 어느 정도 성공하게 한 상태. 빠르고 활발히 뛰어다녀야 하는 무한 스위칭은 정확한 짧은 패스를 통해 많은 공격 기회를 얻으며 '4골 유나이티드'로 불리는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공격 자원들끼리의 간격이 4-4-2보다 좁은 4-3-3은 이러한 짧은 패스의 효과를 최대화시킬 수 있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선수들과의 거리가 좁을수록 정확한 짧은 패스를 연결하면 상대팀 선수에게 차단당할 확률이 낮아져 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 경기를 쉽게 장악할 수 있다. 맨유는 그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짧은 패스를 능숙히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효과적으로 구사했고 퍼거슨 감독이 4-3-3에 집착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최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는 안데르손과 오언 하그리브스는 정확한 짧은 패스와 전진패스로 공격진을 향해 많은 공격 기회를 제공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는 라이언 긱스와 마이클 캐릭, 존 오셔 등도 빼어난 패싱력을 자랑하고 있어 4-3-3의 성공적인 정착을 기대할 수 있다. 공격진에는 호날두 같은 똑같은 성향의 테크니션 공격수들이 포진하고 있어 짧은 패스를 통한 유기적이고 활발한 콤비 플레이를 노릴 수 있는 이점을 지녔다.
호날두, 3톱 중앙 공격수 잘 소화할까?
4-3-3 성공의 최대 관건은 윙어 호날두의 포지션 변경. 블랙번전에서 3톱의 중앙 공격수 자리를 무리없이 소화하며 '루니 부상-사아 부진'이라는 원톱 부재를 해결할 존재로 떠올랐다. 만약 퍼거슨 감독이 4-3-3을 구사하는 상황에서 사아를 중용하지 않을 경우 호날두가 측면에서 최전방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음을 블랙번전에서 말해줬다.
184cm의 호날두는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사아보다 1cm 크다는 점에서 중앙 공격수를 소화할 신체적인 요건을 갖추었다. 그는 올 시즌 공식 경기에서 넣은 10골 중에 4골이 헤딩골이었을 정도로 공중볼 처리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중앙에서의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 스포르팅 리스본 시절 투톱 공격수로 활약했고 지난 시즌에는 루니와 함께 간간이 맨유의 투톱을 책임질 정도로 공격수 자리도 낯설지 않다.
문제는 호날두의 공격 성향. 엄연히 측면과 중앙에서 선보일 수 있는 공격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측면에서의 활약이 몸에 밴 호날두의 공격 스타일이 변화되어야만 4-3-3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이 호날두를 중앙에 놓는 4-3-3을 꺼내들지는 알 수 없지만 사아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격 카드라는 점에서 호날두의 변신이 계속 될 가능성이 있음을 블랙번전에서 보여줬다.
[사진=크리스티아누 호날두 (C) Manut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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