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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존재 떠올렸던 맨유-아스날전

기사입력 2007.11.06 19:04 / 기사수정 2007.11.06 19:04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긱스가 활약한 왼쪽, 박지성 공백 실감'

'신형엔진'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은 내년 1월 복귀 이후 라이언 긱스, 나니와의 치열한 주전 경쟁을 치르게 된다. 긱스는 여전히 주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나니는 올 시즌 2골 4도움 올리는 인상깊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박지성이 버거운 나날을 보내야 할지 모를 염려감이 들 수 있다.

그러나 30대 중반에 이른 긱스의 활약상이 세월의 무게만큼 조금씩 저하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박지성의 입지가 차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긱스는 시즌 초반 처진 공격수로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해 9월 중순 본래 위치인 왼쪽 윙어로 전환하여 훌륭한 왼발 킥력을 뽐냈지만 최근 경기에서 다시 부진하면서 박지성의 귀향이 간절해졌다.

특히 지난 3일 저녁 맨유와 아스날의 라이벌전을 보면서 기자는 '만약 박지성이 투입됐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부상 여부를 떠나 이날 맨유의 측면 공격이 최근 4경기 연속 4골 넣었던 기세와는 전혀 다른 답답한 모습이었기 때문. 측면에서 만들어낸 맨유의 2골은 인상적이었지만 긱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골 기회를 열어준 것은 아니었다.

맨유가 자랑하는 긱스의 매서운 왼발 킥력과 호날두의 매직 드리블은 이 날 경기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팀 선수를 제치고 최전방으로 빠르게 드리블 돌파하는 이들의 특기 또한 보기 힘들었다. 두 선수는 아스날의 좌우 풀백인 윌리엄 사냐와 가엘 클리시의 철저한 압박에 막혀 답답한 측면 공격 전개를 이어갔다. 맨유 공격의 핵이라 할 수 있는 호날두는 아스날 수비진 앞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발휘하지 못해 측면에서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특히 긱스의 부진은 왼쪽 측면에서의 활약이 돋보이는 박지성의 존재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긱스는 전반 2분 왼쪽 측면에서 패스미스를 범한 데 이어 2분 뒤에는 같은 지점에서 부정확한 크로스를 올리며 몇 차례 동료 선수를 향해 날카로운 공격을 연결하지 못한 문제점을 남겼다. 전반 18분에는 아스날 문전 정면에서 가볍게 날렸던 왼발슛이 빗나가 상대팀 선수를 위협할 수 있는 장면을 좀처럼 만들지 못했다.

맨유는 두 윙어의 침체 속에서도 좌우 풀백을 맡는 파트리스 에브라와 웨스 브라운의 빠르고 활발한 오버래핑 덕분에 그나마 주 공격루트인 측면에서 시작되는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두 측면수비수는 오버래핑을 통해 맨유의 2골을 만드는 결정적인 기회를 마련하여 긱스와 호날두의 부진까지 감쌌다. 호날두는 후반 38분 아스날 문전 정면에서 가볍게 골을 넣으며 경기 내용상의 부진을 만회했지만 긱스는 제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냈다.

박지성의 가장 큰 강점은 상대팀 선수를 속이고 전방으로 치고드는 영리한 움직임과 공간 창출이다. 상대팀 압박이 심할 때는 반칙을 얻어내며 팀 공격 기회를 만들 정도로 팀에 헌신하는 자세가 강하다.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과 강철같은 체력을 자랑하는 그가 아스날전에 출전했다면 지지부진했던 맨유의 측면 공격이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떠올랐다.

"맨유는 부상에서 돌아오는 박지성의 복귀로 더욱 강해질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난달 22일 잉글랜드 대중지 '더 피플'을 통해 박지성의 복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을 통한 그의 이런 발언은 내년 1월 복귀할 박지성에게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힘이 되어 그에 대한 변함없는 기대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난 8월 초 출국 인터뷰에서 "나니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진 박지성이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이준열 기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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