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포수 안승한이 리그 최고 에이스를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적시타를 쳐내며 팀의 3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2년 10개월 만에 찾아온 1군 무대 선발 출전 기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두산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1차전에서 8-5로 이겼다. 주중 3연전을 스윕하고 5위 KIA를 6.5경기 차로 뒤쫓았다.
두산은 이날 0-0으로 팽팽히 맞선 4회말 공격에서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승기를 잡았다. 롯데 선발투수 찰리 반즈가 흔들리며 얻은 2사 만루 찬스에서 박계범의 볼넷, 안권수의 몸에 맞는 공, 강진성의 볼넷을 묶어 3연속 밀어내기 득점으로 3-0으로 앞서갔다.
안승한은 계속된 2사 만루의 추가 득점 기회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반즈의 초구 144km짜리 직구를 공략해 깨끗한 좌전 안타로 연결하며 2,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올 시즌 첫 안타와 타점의 기쁨을 맛보고 포효했다. 안타는 kt 소속이던 2019년 9월 21일 삼성전 이후 1041일, 타점은 같은 해 8월 16일 삼성전 이후 1077일 만이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리드를 선보였다. 두산이 8-2로 앞선 8회초 수비 시작 때 박세혁과 교체되기 전까지 선발투수 스탁과 좋은 호흡으로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후반기 두산의 포수진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안승한은 경기 후 "일단 선발 출전 기회를 주신 감독님, 코치님께 정말 감사하다.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4회 적시타는 반즈의 변화구 제구가 잘되지 않는 것 같아 직구 하나만 노리고 들어갔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적시타 직후 1루로 뛰어가며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친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기뻐서 어떻게 감출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이 나왔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안승한은 잠실야구장 그라운드를 누빈 이날이 꿈만 같았다. 동아대 재학 시절 대형 포수 유망주로 꼽혔고 2014년 kt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1군 데뷔는 2019 시즌에야 이뤄졌다. 지난해까지 통산 1군 기록도 36경기 타율 0.136(44타수 6안타) 5타점이 전부였다.
2021 시즌 종료 후 방출되면서 야구를 포기할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입단 테스트를 거쳐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로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찍었고 이날 생애 첫 수훈선수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안승한은 "경기가 끝나고 홈팬들 앞에서 수훈선수 인터뷰를 처음 해봤다. 선발 포수로 홈 플레이트를 향해 걸어갈 때보다 더 떨렸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조경태 코치님, 2군에 계신 김지훈 코치님, 김진수 코치님이 도와주신 덕분에 큰 힘이 됐다. 한 번은 기회가 올 거라고 믿고 열심히 준비했던 게 좋은 결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을 향한 고마움도 전했다. 훈련 때마다 기량 향상을 칭찬하는 김 감독의 격려 덕분에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때도 버틸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승한은 "감독님께서 한 번씩 '너도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라고 말씀해 주시고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마다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도 해주셨다"며 "항상 잘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셔서 게임에 못 뛸 때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캐칭과 블로킹 모두 자신 있고 두산에 와서 기량도 향상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