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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왜 오수재인가' 서현진의 치열함, 허준호의 노련함 [종합]

기사입력 2022.07.24 11:5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서현진, 허준호의 연기 파티 속 '왜 오수재인가'가 종영을 맞이했다.

지난 23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왜 오수재인가'는 성공만을 좇다 속이 텅 비어버린 차가운 변호사 오수재(서현진 분)와 그런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도 두렵지 않은 따뜻한 로스쿨 학생 공찬(황인엽)의 아프지만 설레는 이야기.

이날 오수재는 징계혐의자로 변호사 징계위원회에 출석했다. 오수재는 전나정(황지아), 박소영(홍지윤), 홍석팔(이철민), 한기택(전재홍)을 살해한 주범이 TK 로펌 최태국(허준호) 회장이라고 밝혀냈고 김동구(황인엽)의 억울함도 풀어냈다.

오수재는 최태국을 비롯한 한성범(이경영), 이인수(조영진)의 조직적 범죄를 은폐한 수사기관, 경찰, 검찰, 법원, 언론을 비판했고 스스로의 치부 또한 고백했다. 



최태국은 자신이 세운 로펌에서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소주와 약을 삼켰다. 그리고는 오수재에게 전화를 걸어 "넌 나를 이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오수재는 "최선이라고 하시면 안 된다. 그건 악행이었다", "후회하셔야 한다. 부끄러워 하셔야 하고 창피해 하셔야 한다"라며 최태국의 밑바닥을 다시 한번 짚었다.

한편, 오수재는 이전과 다른 삶을 선택했다. 성공만을 좇았던 스타 변호사가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변호사가 됐다. 드라마 내내 웃은 적이 없었던 오수재는 밝은 웃음으로 공찬(황인엽)과의 한걸음을 내딛었다.

'왜 오수재인가'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10.7% 수도권 11.4%(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시청률의 주역은 당연히 서현진, 허준호다. 두 배우는 묵직하게 드라마의 균형을 잡았다.

서현진은 16회 드라마를 치열하게 이끌며 왜 서현진이어야 했는지를 증명했다. 아쉬운 스토리 전개와 자극적인 소재들 사이, 서현진은 연기로 빈틈을 채우고 당위성을 부여했다.

허준호는 노련하게 드라마를 끌고 갔다. 서현진과 허준호의 연기 파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준호는 욕망으로 가득한 로펌 회장의 모습을 비열하지만 거대하게, 허점 하나 없지만 치졸하게 그려냈다.




반면 아쉬움도 있었다. 극 초반부터 서현진은 오수재라는 캐릭터에 녹아들어 하드캐리했다. 서현진이 오수재 그 자체가 될수록 '이 드라마에 로맨스가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오수재가 반성하고 각성했던 때조차 공찬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가 아닌 딸의 죽음을 목격했을 때였다.

갑작스러운 스킨십, 어색한 러브라인은 억지스러울 정도였다. 이는 엔딩까지 이어졌다. 비가 내리고 남자 주인공이 우산을 들고 있는 뻔한 설정. 전개와 동떨어진 로맨스 주입이 몰입을 깼다.

또한 최태국의 죽음이 더 비참하길 바랐다면 욕심인 걸까. 최태국은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는 호사를 누렸다. 한성범은 여전히 남 탓을 했고 이인수는 되레 억울한 일을 당한 척 사람 좋은 정치인 행세를 했다. 가해자들은 끝까지 반성하지 않았다. 씁쓸한 현실 반영이었다.

'용서'의 주체는 누구인 걸까? 법정에서 백진기(김창완)는 "오수재 변호사 덕분에 제 죗값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저에게 중형을 선고해 달라. 죄를 지으면 누구나 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자백했다.

그러나 오수재는 달랐다. 오수재는 이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변호사가 아닌, 약자의 모습을 한 의뢰인의 편에 서는 변호사가 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한다. 후배들을 좋은 길로 이끈다.

서현진은 웃는 법을 모르는 것 같은 오수재를 밝게 웃는 오수재로 변신시켰다. '왜 오수재인가'는 서현진을 위한 드라마는 아닐지 몰라도 서현진에 의한 드라마임은 분명해 보인다.

'왜 오수재인가' 후속은 김세정 주연의 '오늘의 웹툰'. 오는 29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사진=SBS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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