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윤승재 기자) “Woo(우)! Woo! Woo!"
2m39 도전의 순간.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뛸 준비에 나서자 헤이워드 필드 관중들이 모두 그의 이름(성)을 외쳤다. 이를 들은 우상혁이 비장한 모습으로 마지막 시기에 나섰다. 결과는 아쉬운 실패. 하지만 우상혁은 실패에도 환하게 미소 지으며 환호를 박수로 답했다.
우상혁은 지난 19일 오전 9시 45분(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의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m35까지 도전에 성공한 그는 마지막 2m37과 2m39를 넘지 못하며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은메달로 우상혁은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실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 됐다. 앞선 최고 기록은 2011년 김현섭이 남자 20km 경보에서 기록한 동메달. 우상혁은 이 기록을 뛰어 넘으면서 한국 기록을 경신했다.
2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금의환향’한 우상혁은 “금메달이면 더 좋았겠지만 은메달도 기분 좋다. 몸도 생각보다 좋지 않았고 전지훈련에서 아쉬운 것도 있었다. 하지만 아쉬움 속에서도 은메달을 따서 만족하고 후회는 없다”라고 대회 소감을 전했다.
우상혁은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펼쳤다. 2m35의 벽을 통과하며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 2파전을 치르게 된 우상혁은 2m37 1차시기를 실패한 뒤 2m39 두 차례 시도를 모두 실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2m37을 성공한 바심의 몫이었다.
하지만 우상혁은 마지막 결선 과정에서 뜻깊은 경험을 했다. 2m39 시도 당시, 현장에 모인 관중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하는 소리를 들었던 것. 해외에서 열린 국제 대회인데도 모두가 자신을 응원하는 모습에 뜻깊은 감정을 느꼈다고.
우상혁은 “나도 그 소리를 들었다. ‘모든 관중이 나를 응원하고 있구나’, ‘내가 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들으면서 ‘높이뛰기 하기를 정말 잘했다’라고 생각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저의 ‘우(Woo)'라는 이름을 해외에서도 각인시킨 엄청 뜻깊은 날이었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엄청 느꼈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우상혁은 국민들의 응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신 걸 알고 있다. 힘이 많이 났다”라면서 “앞으로도 높이뛰기와 저에 대해 관심을 주시고 응원해주신다면 보답하겠다. 금메달 많이 따고 우승하는 우상혁이 되겠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인천공항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