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25 11:51 / 기사수정 2007.10.25 11:51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메이저리그의 총 30개 팀 중, 8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4개 팀이 가려졌고 이제 단, 2팀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최고의 팀에게 주어지는 트로피는 단 한 개밖에 없다. 이것이 승부의 세계가 보여주는 철칙이다.
한국시간으로 25일 9시에 열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은 보스턴의 홈 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다. 보스턴은 22일 ALCS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물리치고 단 사흘 만에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2007 NLCS 챔피언인 콜로라도 로키스는 8일간의 공백기간을 보내고 월드시리즈 1차전에 임한다.
이러한 정황을 놓고 보면 경기에 대한 감각은 보스턴이 우세해 보인다. 그러나 콜로라도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4전 전승으로 스윕한 뒤, 단 이틀만 쉬고 자체 청백전을 실시하면서 게임의 감각을 익히는 훈련을 해왔다.
막상 시리즈가 시작되기도 전에 여러 가지 추측과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객관적인 통계와 수치로 가늠하기엔 예상이 빗나가는 특성을 가진 스포츠가 바로 야구다. 그러나 공수주에 걸친 양 팀의 비교분석은 경기를 보는데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1. 선발진 = 1, 2선발들의 선전과 3, 4선발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시리즈의 향방이 엇갈릴 듯
보스턴이 클리블랜드의 기세를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안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에이스인 조시 베켓이 5차전 원정경기에서 승리해주며 펜웨이파크로 승부를 연장해간 것이 역전승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리고 2차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노장 커트 실링도 6차전에서 호투하며 팀에게 귀중한 1승을 안겼다.
복잡한 야구경기의 특성상, 가장 승리하는데 단순명쾌한 전략은 선발투수가 빛나는 호투를 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응집력이 좋은 클리블랜드 타선도 베켓과 실링에게 연패하며 타격감각을 상실했고 이러한 흐름은 7차전으로 이어졌다.
현재 선발진은 보스턴이 한층 월등해 보인다. 특히 1, 2선발인 베켓과 실링은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라 불릴 만큼 큰 경기에 강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현재 두 투수의 구위를 보면 당일 컨디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쉽게 쳐낼 수 없는 구질을 보이고 있다. 만약 로키스가 베켓과 실링 중, 한 명만 패전투수로 몰고 간다면 향후 시리즈의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수 있다.
베켓과 실링, 그리고 마쓰자카의 뒤를 받칠 4선발의 대책에 고심한 보스턴의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최종 엔트리에서 너클볼러 투수인 팀 웨이크필드를 제외시켰다. 현재 허리부상에서 100% 완쾌하지 못했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었지만 타구장에 비해 외야 플라이 볼이 홈런이 될 경우가 큰 쿠어스필드의 특징을 고려했다는 추측도 있다.
보스턴이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의 문을 두드리려면 홈구장에서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것이 바로 로키스의 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승리를 해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조시 베켓과 커트 실링을 보유하고 있는 레드삭스에 비해 팜업에서 키워낸 멤버들이 주축을 이룬 로키스의 선발진은 이름값의 무게가 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로키스의 에이스인 제프 프란시스는 포스트 시즌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배짱 있는 투구로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인 브랜던 웹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여기에, 우발도 히메네스는 로키스의 선발진에 더욱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100마일 대에 가까운 강속구를 뿌리는 히메네스는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호투하며 로키스의 클린트 허들감독의 신뢰를 얻어냈다. 스피드도 뛰어나지만 묵직하게 들어오는 볼은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며 더욱 위력을 발하고 있다.
다만, 단순한 구질이 히메네스의 약점으로 여겨지는데 보스턴의 강타선이 히메네스의 다양하지 못한 볼을 충분히 연구하고 들어온다면 NLCS에서 보였던 호투는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어느 팀의 3, 4선발이 기대이상의 호투를 하며 뜻밖의 승리를 해주느냐에 있다. 과연 보스턴의 프랑코나 감독이 4선발로 존 레스터를 선택할지, 아니면 조시 베켓을 3일 로테이션으로 등판시킬지는 주목되는 부분이다.
2. 불펜진 = 표면적으론 보스턴 우세, 실상은 과연?
현대야구에서 불펜진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ALCS 7차전에서 인디언스와 레드삭스는 두 팀 다 예상했던 대로의 투수 운용을 이어갔지만 클리블랜드가 믿었던 라파엘 베탄코트가 무너지며 월드시리즈 티켓을 레드삭스에게 헌납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수비실책과 더불어 여기에서 일어난 것이다.
보스턴의 오카지마 히데키가 포스트시즌에서 펼친 활약을 놓고 보면, 같은 일본 출신 선발인 마쓰자카보다 더욱 값어치가 있는 활약을 보였다. 팽팽한 균형의 흐름을 후반부까지 유지해야 되는 불펜진의 임무를 충실하게 해낸 오카지마가 있었기에 보스턴 타선이 치고 올라갈 기회를 얻었었다.
반면, 불펜노장인 마이크 팀린도 제몫을 해주고는 있지만 정규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자니 델카맨과 마무리 투수로서 사이영상까지 수상한 에릭 가니에의 불안함은 아쉬움을 남긴다. 보스턴이 현재 지니고 있는 전력에 신형엔진을 추가하려면 오카지마와 함께 마무리 파펠본에게 다리를 놓아줄 믿음직한 중간 셋업맨의 존재가 시급하다.
또한, 콜로라도는 포스트시즌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하고 있는 클로저 마누엘 코파스가 버티고 있다.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의 성적을 보면 1승 5패에 자책 방어율 1.04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중간 셋업맨들인 브라이언 푸엔테스와 제레미 아펠트, 그리고 맷 허지스 등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평균자책 1.61이란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표면적으로 보면 조너선 파펠본의 이름과 오카지마의 활약 때문에 보스턴이 한수 위로 보이지만 자세하게 분석해 보면 오히려 콜로라도의 불펜진들의 성적이 더 좋고 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불펜싸움의 승리는 감독들의 적절한 투수교체 타이밍이 좌우하는 경향이 많다. 과연 어느 순간에서 구원투수들이 적절하게 투입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양 팀의 불펜싸움의 승패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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