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정신건강의학과의사 오은영이 돈 때문에 갈등을 겪는 부부에게 현실적으로 조언했다.
1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오은영이 돈 때문에 갈등을 겪는 부부에게 솔루션을 제시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돈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는 결혼 13년 차 부부인 남편 박용희 씨와 아내 김유정 씨가 스튜디오를 찾았다.
남편과 아내는 맞벌이를 하며 수입을 따로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내는 생활비를 고정적으로 주지 않고 월급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었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김치냉장고를 교체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결국 제작진은 남편과 단둘이 대화를 나눴고, 남편은 새 집으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전세 사기를 당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전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이용해 매달 이자를 내야 했고,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카드론과 마이너스 대출까지 이용해야 했다.
남편은 아내가 이혼을 결심할까 봐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아내는 "대충 눈치는 채고 있었다. 저런 걸 처음에 이야기를 했다면 저도 더 알아보든 열심히 살든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이야기는 안 한 채 제 입장에서는 일은 다 벌려놓고 말은 안 하고 '돈 없다'라고 하는 거다"라며 털어놨다.
특히 아내는 "전에 자꾸 주식을 해서 화는 났다. '생활비도 안 주면서 그 돈은 있느냐. 두 번 다시 할 경우 그걸로 끝이다'라고 했다. 생활비를 달라고 했더니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더라. '당신 또 주식했니?'라고 했더니 '어'라고 하더라. '생활비도 안 줬는데 무슨 돈으로 했냐. 대출을 받았냐'라고 했더니 아버지한테 빌렸다더라. 거기서 무너졌다"라며 하소연했다.
아내는 "(아버지에게 빌린) 200만 원이면 한 달은 걱정 안 해도 되는데 스트레스 안 받아도 되는데. '내가 오죽했으면 했겠냐'라고 하더라. 그 답변이 너무 무책임했다"라며 못박았고, 끝내 이혼을 준비 중이었다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이 부부는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해드리려고 한다. 경제적인 걸 아주 정확하게 다 오픈을 하셔야 한다. '얼마씩이라도 원금을 갚아 나가자'라는 의논, 은행 가서 상담을 하셔서 낮은 대출로 바꾸셔야 한다든가"라며 조언했다.
남편은 처음으로 급여 명세서를 공개했고, 아내는 "(월급을) 잘도 속여서 왔다"라며 탄식했다. 오은영은 "첫 번째는 대국민 약속하셔야 될 거 같다. 이 이후로 더 이상 빚은 대출은 안 얻는다. 또 약속하셔야 되는 건 주식하지 않는다"라며 강조했다.
오은영은 "남편분은 일상생활에서 대화와 담화 유지를 하는 부분이 미숙하신 것 같다. 아내가 홀터 모니터를 하고 와서 '내가 병원에 갔다 왔는데 궁금하지도 않아?'라고 했다. '밥 먹으면 되지 뭘' 이게 웬 쌩뚱맞은 대화냐. 밥이 더 중요해서 한 게 아니고 그런 상황에서 당황하거나 어색하면 감정이 들어가 있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언어적 소통이 쉽지 않으신 거 같다"라며 덧붙였다.
오은영은 "책에 써져 있는 것처럼 앞뒤를 설명해 주면 알아듣는다. 내가 오늘 갑자기 이걸 달았는데 부정맥은 심한 병이야. 나는 걱정이 되는데 배우자니까 걱정을 해주는 게 맞아. 당신이 지금 나한테 '병원에 갔다 왔는데 좀 어때?'라고 물어봐 주는 게 맞는 거야. 그렇게 해주면 '잘 갔다 왔어?' 이게 된다. 근데 그 설명이 없이 '여보 좀 어때?' 이게 안 되는 거다"라며 설명했다.
오은영은 "'성의가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어렵구나' 이걸 이해하지 못하시면 (아내는) 눈 떠서 잘 때까지 섭섭함, 서운함, 억울함, 화남 이게 차곡차곡 쌓이게 되는 거다"라며 걱정했고, 아내는 "제 입장에서는 성인인데 제가 다 일일이 해줘야 되는 것도 그렇고 더 해야 된다는 게 제 입장에서는 좀 막막하다"라며 씁쓸해했다.
오은영은 "이후에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립할 수 있고 부모가 옆에 붙어서 보호자 역할을 해주지 않아도 되는 때가 됐는데 여전히 (남편이) 지금과 똑같으면 그때는 이혼해라. 지금은 두 분이 이혼하시는 게 현실적으로 썩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위로했다.
남편은 아내 손을 잡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아내는 한참 동안 대답을 망설였다. 결국 아내는 "결혼할 때처럼 시간에 끌려서 결정하는 걸 마지못해 하고 싶지 않다. 신뢰는 바닥이다. 이것도 안 하고 싶었다. 아이들 생각하면 가정을 꾸려야 되는 게 맞는 거고 나를 생각하면 벗어나고 싶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당신이 노력한다는 말 자체도 그 말에 믿음이 없다. 그래서 나는 어떠한 답도 못 하겠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공개했다.
오은영은 "저는 오히려 이 모습이 훨씬 좋다. 아내분 말씀처럼 난처한 상황,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열심히 합시다' 하는 것보다 아내의 진심이 훨씬 더 잘 와닿았고 남편분의 말씀도 저는 처음 오셨을 때 하고 굉장히 다르게 느껴진다"라며 공감했다.
오은영은 "생활을 하시면서 두 분이 서로 잘 살펴보고 노력과 변호의 모습들을 잘 지켜보는 게 필요할 거 같다. 남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해보시기를"이라며 응원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