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팀 간 12차전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LG 4번타자 채은성이었다.
채은성은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4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LG의 9-0 승리를 이끌었다. LG가 1-0으로 앞선 3회초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게임 흐름을 LG 쪽으로 완전히 가져왔고 4회초 1타점 적시타, 8회초 1타점 2루타 등 찬스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LG는 이날 승리로 5년 만에 두산 상대 스윕은 물론 7연승을 질주했다. 전반기 마감 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위 SSG, 2위 키움을 각각 4경기, 1.5경기 차로 뒤쫓았다.
채은성은 경기 후 최근 팀 타선 폭발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LG 타선은 7연승 기간 팀 타율 0.301 14홈런 OPS 0.913으로 상대 투수들을 압도했다. 채은성도 이 시기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4홈런 12타점으로 중심 타선을 이끌었다.
채은성은 "지금 우리 타선이 누가 잘 안 풀려도 다른 사람이 해결해 주고 있다"며 "전날 못 쳤던 사람이 다음날 잘 쳐주면서 잘 맞물려 가고 있다. 다 같이 잘 쳤다가 또 못 치는 경우도 있는데 지금 LG는 조화가 잘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채은성은 그러면서 10일 경기 대승의 주역으로 포수 유강남을 언급했다. 유강남은 5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타격에서는 다소 평범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채은성은 유강남의 4회초 득점이 LG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유강남은 4회초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이재원, 손호영의 연속 안타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박해민의 우익수 뜬공 때 과감하게 홈 플레이트로 파고 들었고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LG는 유강남의 득점으로 스코어를 6-0으로 벌릴 수 있었다.
LG 더그아웃도 유강남의 '폭풍 주루'를 보며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박해민의 타구가 짧았던 데다 두산 우익수 조수행의 어깨가 강한 편이기 때문에 유강남이 홈에서 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유강남은 기어이 '발'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한 점을 만들어 냈다.
채은성은 "유강남의 주루를 보면 우리가 더 단단해지고 한 팀이 되어 간다고 생각한다"며 "누가 봐도 짧은 타구였고 강남이가 발이 느린 선수인데 어떻게 보면 팀을 생각해서 플레이했다"고 치켜세웠다.
다만 "사실 처음에는 모두가 (유강남이 홈에 들어오는 게) 무리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더그아웃 반응을 되돌아본 뒤 "그게 더 (두산의) 허를 찌르지 않았나 본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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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