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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넘치는 아기짐승, 타 팀의 원망이 싫지 않다

기사입력 2022.06.23 05:30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다른 팀 팬들께서 저를 싫어하는 건 제가 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뭐라고 하셔도 기분이 좋습니다."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은 올 시즌 팬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올해 프로 데뷔 3년차를 맞아 23일 현재 타율 0.308 82안타 3홈런 24타점 15도루 OPS 0.809로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선구안도 크게 개선되며 출루율 0.380을 찍고 있다.

여기에 루키 시절부터 1군 주전급으로 인정받은 외야 수비 능력은 리그 톱레벨로 완전히 발돋움했다. '중견수 최지훈'은 SSG 팬들에게는 자랑이고 자부심이지만 다른 9개 구단 팬들에게는 악몽 그 자체다.   

최지훈은 수비는 유독 승부처 득점권 상황에서 더 빛을 발한다. 외야로 뻗어나간 안타성 타구를 쉽게 잡아내 상대팀과 팬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짐승' 수비로 유명했던 팀 선배 김강민의 후계자답게 '아기 짐승'의 수비력을 유감 없이 뽐내고 있다.

지난 22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은 SSG가 최지훈의 활약 속에 2연패를 끊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지훈은 타석에서 3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으로 제 몫을 해낸 것은 물론 수비에서 두산을 울렸다.

최지훈은 팀이 0-1로 뒤진 3회초 1사 2루에서 양석환이 좌중간으로 날려보낸 2루타성 타구를 펜스 근처로 재빠르게 달려가 가볍게 처리했다. 양석환은 허탈한 표정을 지은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최지훈은 5회초 2사 후에도 양석환의 장타성 타구를 중앙 펜스에 부딪치며 잡아냈고 3-3으로 맞선 7회초 2사 1·2루에서는 김재환이 좌중간 깊숙한 곳으로 쏘아 올린 공을 워닝트랙 끝까지 쫓아 아웃 처리했다. 두산은 최지훈에 가로막혀 최소 3점을 손해 본 셈이 됐고 최지훈의 호수비로 고비를 넘긴 SSG은 연장 혈투 끝에 두산을 6-5로 제압하고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다른 팀들도 지난 3년간 최지훈의 '짐승 수비'에 호되게 당했다. 특히 롯데팬들은 온라인상에서 그동안의 피해 사례를 열거하며 장난 섞인 울분을 토하는 경우가 잦다. 최지훈 역시 자신을 향한 타 팀 팬들 미움과 원망을 잘 알고 있다.

최지훈은 22일 훈련을 마친 뒤 "가끔 댓글을 보면 다른 팀 팬들께서 저를 많이 싫어하시더라. 경기장에서도 내가 범타나 삼진으로 물러나면 상대팀 팬들이 더 좋아하시는 게 느껴진다"고 웃은 뒤 "미움을 받아도 어쩔 수 없다. 나는 프로 선수로서 또 SSG 소속으로서 팀 승리를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외려 "내가 수비에서 상대팀 타자의 잘 맞은 타구를 잡아내기 때문에 나를 싫어하시는 거라면 오히려 기분이 좋다. 반대로 SSG 팬들은 나 때문에 기뻐하실 거고 우리가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거 아닌가. 앞으로도 계속 미움을 받아도 괜찮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김원형 SSG 감독도 최지훈이 마냥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최지훈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너무 자주 칭찬하게 되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수비와 주루는 처음 봤을 때부터 완벽했던 선수"라고 치켜세우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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