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부진 장기화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선수 스스로 반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결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게 문제다.
데스파이네는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8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7패의 멍에를 썼다. 1회말 선두타자 안권수와 호세 페르난데스를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김인태에 좌전 안타, 김재환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박세혁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제점을 내줬다.
2회말을 삼자범퇴 처리하고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3회말 2실점, 4회말 1실점으로 추가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4회까지 투구수 93개를 기록했고 kt는 5회부터 불펜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이튿날 두산전에 앞서 "데스파이네가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 한편에서 투수코치가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로 멍하니 앉아있었다고 들었다"며 "상체로만 투구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지 최근에는 강하게 던져도 맞아나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데스파이네는 2020 시즌 35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점 4.33, 지난해 33경기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39로 리그 수준급 선발투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최근 2년간 경기당 평균 5⅔이닝을 책임지며 kt는 물론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이닝 이터'로 이름을 떨쳤다. kt의 2021 시즌 통합우승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올 시즌도 선발등판 때마다 평균 5⅓이닝을 던져주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지표가 크게 나빠졌다. 14경기에서 3승에 그쳤고 최근 5번의 선발등판에서는 1승 4패 평균자책점 7.82로 난타당했다.
이 감독은 "데스파이네가 열심히 안 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어렵다"며 "조만간 따로 불러서 한번 대화를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도 1회말 시작하자마자 탈삼진 2개를 잡는 걸 보고 쉽게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후부터 곧바로 흔들렸다"며 "3회가 끝난 뒤 곧바로 교체하기에는 불펜에 부담이 될 것 같아 데스파이네가 4회까지는 추가 실점 없이 막아주길 바랐는데 한 점을 더 주면서 흐름이 두산 쪽으로 쏠렸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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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