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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칸 경쟁 가면 수상', 수상요정 전통 계속…기뻐"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6.08 18:50 / 기사수정 2022.06.08 17: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송강호가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소감을 돌아보며 '칸 수상요정'의 활약을 이어간 기쁨을 전했다. 

송강호는 8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송강호는 낮에는 오래된 세탁소를 운영하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 역을 연기했다.

지난 달 28일 폐막한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는 경쟁 부문에 초청된 '브로커'로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송강호는 '수상요정'이라는 애칭을 얻은 바 있다. 이는 송강호가 출연한 작품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 어떤 상이라도 꼭 받는다는 말로 '밀양'(2007)은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박쥐'(2009)는 심사위원상, '기생충'(2019)은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송강호의 저력을 입증했다. 여기에 올해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직접 수상하는 기쁨까지 누리며 수상요정의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심한 목감기로 인해 좋지 않은 목 컨디션에 먼저 양해를 구한 송강호는 수상요정 이야기에 "아이고, 계속 상을 받게 되네요"라고 껄껄 웃으며 "정말 좋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나 박찬욱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처럼 최고의 작가이자 감독님들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저는 운이 좋아서 같이 간 것 뿐이라는 생각이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이어 "너무나 큰 상을 받아서 영광이다. 그리고 그 잊지 못할 순간을 '브로커' 팀과 함께 해서 더 좋았다. 또 우리 작품은 아니었지만 박찬욱 감독님도 계시고, 박해일 씨도 계시고 해서 두루두루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칸에서의 시간을 떠올렸다.

또 "영화제 출품을 위해서, 상을 받기 위해서 연기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제 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은 것이 유일한 목표다. 그 과정 안에서 열심히 하면 좋은 작품으로 인정 받고 영화제에 출품을 하고, 그러다 수상도 하는 것이라 본다. 너무나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이게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라며 수상 후에도 달라진 점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칸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비롯해 지금까지 받은 수많은 트로피들은 "집에 잘 보관하고 있다. 막 진열을 해놓거나 그렇진 않는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지나가면서 우연히 보면, 그 주체가 무엇이 됐든 뭔가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끔씩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유난히 돈독했던 '브로커' 팀을 향한 끈끈한 정도 내비쳤다.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대해 "덕장이다 싶더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지장일 수도 있고, 용장일 수도 있는데 첫번째로 드는 생각은 정말 인격적으로 그 깊이와 어마어마한 철학으로 무장된 덕장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또 현장에서도 스태프들의 말들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물어보시면서 소통하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어떤 권위 없이 너무 친구처럼, 편안하게 잘 해주시더라"고 얘기했다. 

앞서 공개된 이지은(아이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다양한 입담을 뽐낸 기억을 떠올린 송강호는 "그 채널 촬영을 하면서 이지은 씨가 말씀도 너무 논리정연하게 잘 하셔서 놀랐었다. 나이에 비해 삶의 깊이나 시선들이 예사롭지 않은 것을 느꼈다. 알면 알수록 대단한 배우구나 싶더라"고 감탄했다. 


또 "배두나 씨는 저와 제일 작품을 많이 한 여배우다. 벌써 4번째인데, 배두나 씨가 갖고 있는 베테랑의 노련함은 정말 감탄을 할 정도였다"고 칭찬했다. 

'의형제' 이후 12년 만에 다시 만난 강동원에 대해서는 "강동원 씨는 정말 제 막냇동생 같은, 소탈하고 사심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형제와 같은 그런 편안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얘기했지만, 강동원 씨의 길 잃은 사슴의 눈망울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자세, 태도 이런 모든 것들을 정말 사랑한다. 같이 촬영할 때도 행복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주영에게는 "이주영 씨의 매력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잠재력이 점점 더 커져간다는 그 느낌이 변함없다. 이번에도 너무나 잘 했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1989년 연기를 처음 시작하고, 1991년 연극 '동승'으로 정식 데뷔했던 송강호는 그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저는 굉장히 운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좋은 감독님들과 함께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제가 너무 잘 생기지 않고 그냥 평범하게 생겨서 그렇지 않았나 싶다"고 미소를 지으며 "그런 훌륭한 분들과 동지로서 영화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배우로서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때로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라기보다는 뭔가 좀 아쉬운 결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극복의 방법 자체는 없는 것 같다. 스스로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이 단거리 주자처럼, 아주 짧게 무언가 결과를 내는 그런 직업이 아니고 평생의 인생이 같이 가는 그런 직업이다 보니까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늘 애를 썼다. 그런 부분이 이 시간들을 관통할 수 있는 그런 힘이 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고 얘기했다.

'브로커'가 8일 개봉해 상영 중인 가운데, 지난 달 개봉한 '범죄도시2'가 천만 관객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등 극장가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긴 침체기를 딛고 다시 도약에 나서고 있다.

송강호는 "이게 얼마만이냐. 3년 전 '기생충' 이후로 처음이다"라고 감격하며 "영화 산업적으로도 3년 동안 너무너무 힘들었지 않았나.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배우나 영화인들의 입장에서도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모두 다 잘 되길 바란다"고 응원하며 "제가 칸에서 수상을 했을 때, 대한민국 영화 팬들에게 영광을 바친다고 했는데 정말로 이런 영광을 늘 관객들에게 바치고 싶은 마음이다. 항상 예의주시하고 격려해주셨던 영화 팬 여러분들에게 기쁨을 전하고, 계속 성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사진 = 써브라임, CJ EN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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