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유명 연예인이 꿈이 아니에요. 그저 즐겁게 오래 연기를 하고 싶은 바람만 있을 뿐"
지찬은 2014년 드라마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에서 조연 깝새 역으로 매체 연기를 시작했다. 그간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약한 지찬은 매 작품 꼼꼼한 분석을 통해 크고 작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는 지찬에게 조금 더 남다른 한해였다.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 에서 희우(이준기 분)의 든든한 조력자 박상만으로, 티빙 '돼지의 왕'에서는 열혈 형사 조필두로 변신한 지찬은 각기 다른 열정이 넘치는 캐릭터를 디테일하고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지찬은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를 졸업했다. 29살까지 연기를 하지 않았던 그는 갑자기 "나는 왜 열심히 한 번도 해본 적 없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찬은 그때부터 방송국을 돌아다니며 프로필 돌리고 에이전시도 찾아 다녔다. 지찬은 "그렇게 하니 관계가 맺어지더라"라며 과거 발바닥에 불나게 뛰어다닌 자신을 되돌아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무명시절 잡초처럼 살았다는 지찬은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 하나로 버텨왔다. 지찬은 "자신감을 가지는데 이유가 필요하지는 않지 않나. '안되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은 없었다. 연기를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고민만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찬은 연기 공부를 위해 시나리오 작업과 연출을 한 연출가이기도 하다. 앞서 단편영화 '예쁘다'를 선보였던 지찬은 "현재 시나리오를 구매한 게 있어서 단편으로 갈지 장편으로 갈지 고민 중이다. 연기 공부의 연장선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지찬의 연기 인생에 있어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지찬은 망설임 없이 2018년 방영됐던 SBS 일일드라마 '나도 엄마야'를 꼽았다. 지찬은 "부모님께 효도하는 게 매일 TV를 틀었을 때 내가 나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부모님께서 너무 좋아하셨다. 처음으로 SBS 방송국에 초대를 해서 세트 구경시켜드리고 식당가서 방송국 밥도 같이 먹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뿐 아니라 지찬은 "'극한직업' 감독님을 너무 좋아하는데, 오디션을 보고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붙었다. 찍은 회차나 시간에 비해서 잘 나왔다. 영화 '청년경찰' 짧게 라면을 먹는 신이 있었는데 일주일 동안 하루 두 끼씩 라면을 끓여 먹고 연기 연출을 했었다. '조선왕조실톡'도 한 회만 나오고 끝인 줄 알았는데 PD님이 끝까지 참여하게 해주셨다"라며 애정하는 작품들을 줄줄이 읊었다. 역할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았다. 작품을 사랑하는 그의 진실된 마음이 돋보였다.
데뷔 10년 차를 앞둔 지찬은 "나는 쫄지 않는 '근자감'이 있는 것 같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나 아니면 안 될걸?'하는 걸 심어주고 싶다. 오디션을 보러 가면 나를 인식 시키기 위해 웃음을 주고 나왔다. 오디션 떨어지면 찾아갔다. 다시 한번만 더 해보겠다 했다. 그래서 다시 연결된 작품도 몇 있었다.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 누구보다 연기를 사랑한다는 지찬이 앞으로 보여줄 활약과 매력에 기대감이 모인다.
사진=고아라 기자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