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슬 기자) ‘나의 해방일지’ 김지원이 손석구의 과거를 알게 됐다.
7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9회에서는 구씨(손석구 분)의 어두웠던 과거 사연이 베일을 벗었다. 여기에 구씨와 염미정(김지원)의 운명적인 첫 만남까지 공개됐다. 과거 함정에 빠졌던 구씨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게 염미정 덕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구씨가 산포에 있다는 사실을 백사장(최민철)이 알게 되면서 위기감이 드리워진 가운데, ‘추앙커플’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집중됐다. 9회 시청률은 수도권 4.3%, 전국 3.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호평을 이어갔다.
이날 구씨는 백사장과 우연히 마주쳤다. 과거 함께 일했지만, 지금은 적대적인 관계가 된 두 사람. 테이블에 마주 앉은 이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자취를 감췄던 구씨가 눈앞에 나타나자 백사장은 비죽거리며 “쑈하냐? 망가진 척”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사람이 죽었잖아. 그것도 네 여자가. 그런데 눈물이 안 나디?”라며 과거에 있었던 일을 언급했다. 이에 구씨는 “걔가 얼마나 사람 질리게 하는지 모르지? 동생이니까 모르지”라고 답해 백사장의 동생과 구씨가 연인 사이였음을 짐작게 했다.
백사장을 만나고 온 구씨는 자신을 나락으로 몰고 간 과거의 기억을 다시 꺼낼 수밖에 없었다. 함께 살던 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일,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게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죄책감, 구씨를 자기혐오와 괴로움에 빠지게 한 과거의 일들이 다시 그를 덮쳤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덤덤했다. 염미정 앞에서 과거의 일들을 이야기한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어보이기까지 했다. 그러고는 “그만하라면 그만하고. 추앙. 취소해도 돼”라며 염미정을 바라봤다. 구씨의 이야기를 들은 염미정은 굳은 얼굴이 됐다. 자신과의 관계를 끝내려는 듯 무기처럼 꺼낸 그 말에 염미정은 충격과 동시에 배신감을 느꼈다. 무거운 분위기가 두 사람을 감쌌다.
사실 두 사람 사이, 구씨만 기억하고 있는 과거 이야기가 있었다. 때는 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 겨울 어느 날, 구씨가 산포에 잘못 내리게 된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원래 목적지는 산포가 아니었다. 그날의 마지막 열차 안에서 깜빡 잠이 들었던 구씨는 “내리라고”라는 누군가의 외침에 깨어나 서둘러 플랫폼을 빠져나왔다. 역 앞에 서고 나서야 잘못 내렸다는 것을 깨달은 구씨. 하필 휴대전화도 전철 안에 두고 온 상황이었다.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원래의 약속 장소로 향한 구씨는 뒤늦게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됐다. 그곳에는 백사장 무리가 자신을 잡아 죽이기 위해 진을 치고 있었던 것. 그렇게 구씨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산포를 헤매기 시작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그날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됐다. 열차 안에서 들려왔던, 운명처럼 자신을 이곳으로 이끈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린 구씨. 그의 시선 끝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구씨를 힐끗 돌아보는 염미정이 있었다.
한편, 염창희(이민기)는 또 한 번 승진에서 미끄러졌다. 그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여자, 정아름(최보영)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그 말은 즉슨, 일 년이나 더 정선배의 옆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동료가 말한 대로 정아름이 부자이기 때문에 더 싫은지도 몰랐다. 참으로 안 풀리는 갑갑한 인생만이 염창희 앞에 놓여 있었다. 그런가 하면 염기정(이엘)은 차인 이후에도 여전히 조태훈(이기우)이 떠올랐다. 고백 실패의 그날, 조태훈으로부터 온 문자는 염기정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염기정의 마음을 존중하고 걱정해주는 그의 말에는 다정한 진심이 묻어있었다. 비록 차였지만, 덕분에 염기정은 한 뼘 성장한 것 같았다. 사람 상대하는 법을 배웠으니 올겨울엔 정말로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저 여전히, 시도 때도 없이 그가 생각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마침내 미스터리 외지인 구씨의 과거가 베일을 벗었다. 무엇보다 염미정과 구씨의 인연이 과거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은 이들의 앞날에 더욱더 호기심을 불어넣었다. 염미정은 모르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얽히기 전부터 염미정은 이미 위태로웠던 구씨를 구원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염미정은 또다시 그의 구원자가 되었다. 그러나 구씨가 직접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면서 추앙커플의 관계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구씨는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면서 염미정에게 거리를 두려고 했다. 자신 안에 있는 가장 어두운 부분을 꺼내 보란 듯이 불행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럼에도 염미정은 다시 구씨를 향해 걸어갔다. 방송 말미, 다부진 얼굴로 구씨를 쫓아가는 염미정의 모습은 남은 날들에 궁금증을 높였다. 언젠가 만날 운명이었던 것처럼 얽혀든 두 사람. 이들은 함께 인생의 ‘해방’을 맞을 수 있을까.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난 아직도 당신이 괜찮아요. 더 가봐요”라고 고백하는 염미정의 목소리가 담겼다. 가장 가까워진 순간, 닿을 수 없이 멀어진 듯한 두 사람에게 다시 한번 변화가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한편 ‘나의 해방일지’ 10회는 오늘(8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사진=JTBC
이슬 기자 dew8942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