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그야말로 OTT의 존재감이 두드러진 시상식이었다.
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4홀에서 제58회 백상예술대상이 JTBC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행사를 치렀던 백상예술대상은 방역 지침이 완화됨에 따라 2년 만에 관객들과 마주했다.
신동엽, 수지, 박보검이 MC를 맡았고 TV, 영화, 연극 각 분야에서 활약한 대중문화 예술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종합 예술 시상식인 백상예술대상은 2021년 4월 12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에서 제공된 콘텐츠나 같은 시기 국내에서 공개한 작품을 대상으로 후보자(작)를 선정했다.
이날 TV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OTT 작품들의 활약이었다. 특히 넷플릭스 'D.P'와 '오징어 게임'은 각각 세 차례 호명되며 트로피를 휩쓸었다.
먼저 'D.P.'는 남자 신인연기상, 남자 조연상, 드라마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 분)와 호열(구교환)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D.P.'는 넷플릭스 한국 일일 인기 콘텐츠 1위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 바 있다.
'D.P.'로 남자 신인연기상을 품에 안은 구교환은 제작진은 물론 함께 호흡한 배우들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남자 조연상을 차지한 조현철의 수상 소감은 화제를 모았다. 조현철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에게 용기를 드리고자 시간을 할애하겠다"며 투병 중이라는 아버지께 가슴 속 이야기를 전했다.
또 조현철은 첫 장편 영화 '너와 나'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故 박길래, 故 김용균, 故 변희수, 故 이경택 군, 외할아버지와 할머니, 세월호의 아이들 등을 차례로 언급했다. 이어 조현철은 "아빠, 무서워하지 말고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소란스러운 일들을 정리하고 금방 가겠습니다"라고 덧붙이며 미소를 지었다.
'D.P.'는 드라마 작품상으로 3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작품 이름이 불리자 정해인, 구교환, 조현철을 비롯한 제작진들이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한준희 감독은 'D.P.'의 시즌2 촬영 소식을 전했고, 제작자 클라이맥스스튜디오의 변승민 대표는 최근 뇌출혈로 쓰러진 배우 강수연의 쾌차를 바라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남우조연상(오영수),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어워즈 남녀주연상(이정재, 정호연), 스턴트 앙상블상, 제37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시상식 TV 시리즈 남자 최우수 연기상(이정재),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최고의 외국어 시리즈 및 드라마 부문 최고의 남자배우상(이정재) 등 시상식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백상 대상까지 차지했다. 이날 '오징어 게임'은 TV 부문 예술상(정재일 음악 감독), 연출상(황동혁 감독), 대상을 수상했다.
연출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은 "한국 시상식에 오니까 편한 게 미국처럼 외울 필요 없이 우리나라말로 할 수 있다는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제작진과 배우, 넷플릭스 코리아 등에 공을 돌리던 황동혁 감독은 "얼마 전부터 시즌2를 쓰기 시작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황 감독은 "열심히 만들어서 몇 년 안에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 제작자 김지연 대표는 "한국말로 된 콘텐츠가 전 세계에 돌아다니면서 반향을 일으키는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대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강동한 넷플릭스 코리아 VP는 "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에 한국을 우뚝 세워준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을 만들어주신 감독님, 대표님, 배우님들, 스태프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D.P.'와 '오징어 게임' 뿐만 아니라 '소년심판'이 극본상을, '지옥'의 김신록이 TV 부문 여자 조연상을 받았다. 또한 주현영은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로 여자 예능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TV 부문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OTT의 활약이 두드러져 눈길을 끌었다.
'D.P'와 '오징어 게임'이 시즌2를 앞두고 있는 상황,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이 이 작품들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백상예술대상 사무국, 백상예술대상 틱톡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