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홈런 하나로 이렇게 많이 우나…"
한화 이글스는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5차전 원정경기에서 8-5 역전승을 거뒀다. 3-5로 끌려가던 한화는 9회말 1사 만루 상황 하주석의 만루 홈런으로 점수를 뒤집고 짜릿한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인 하주석은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울컥하는 마음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다. 홈런 상황을 돌아본 그는 "폴 쪽으로 가길래 사실 별 생각이 없었고, 제발 넘어가라 하면서 보고 있었다"면서 "내가 친 홈런 중에 제일 좋았던 홈런이었던 것 같다. 너무 타격 사이클이 안 좋았기 때문에 팀한테도 미안하고, 팬분들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많았는데 좋은 결과가 따라와줘서 나에게 의미있는 홈런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경기를 뒤집는 결정적인 홈런, 하주석도 하주석이었지만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도 하주석만큼 그의 홈런을 진심으로 반겼다. 하주석은 "치고 들어왔는데 (정)은원이, (최)재훈이 형, (이)성곤이 형, 조성환 코치님까지 많은 선수들과 코치님들이 울고 계시더라. 나도 울컥했는데 참았다"며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안하다는 마음도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보다 더 좋아하더라. 다들 감동을 받았나 보다"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지만 "선수들이 많이 믿어줬고, 코치님들이나 감독님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분들이 나를 위해서 노력해주신걸 알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도 그렇고, 그런 마음들이 더 울컥하게 하는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시즌 도중 주장직을 받은 하주석은 올 시즌에는 시작부터 무거운 완장을 찼다. 하주석은 "아무래도 올해는 시작할 때부터 주장을 하다 보니 좀 더 잘해야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사실 오늘도 좋지가 않았다. 느낌이나 공을 보는 느낌, 이런 부분들이 좋은 날은 아니었는데 그 마지막 타석을 하면서 좀 좋은 느낌이 들었고, 자신감이 생기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기쁨으로, 눈물로, 또 승리로. 담장 밖으로 넘어 간 홈런공처럼, 적어도 이날만큼은 하주석이 그간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냈다.
사진=인천, 고아라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