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윤서 기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
키움 히어로즈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4-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겹경사를 맞이했다. 선발투수 정찬헌이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째(1패)를 수확했고, 공격을 지휘한 이지영은 1295일 만에 4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여기에 세이브를 거둔 문성현을 빼놓을 수 없다.
키움은 지난 29일 비상등이 켜졌다. 마무리투수 김태훈이 충수염으로 인해 팀에서 이탈했다. 김태훈은 올 시즌 10경기에서 8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한 특급 마무리다. 29일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아직 수술은 안 했는데 며칠 전부터 염증 수치가 나타났다. 오늘 아침에 갑작스럽게 입원했다. 수술과 회복 단계를 고려하면 복귀까지 한 달로 잡고 있다. 갑작스러운 일이 터져서 걱정이 많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키움에는 믿을만한 대체 카드가 있었다. 홍 감독은 "한 달 동안 마무리로 문성현을 낙점했다. 김태훈이 복귀하기 전까지 잘해주리라 믿는다"면서 "수치로 보여줬다. 마운드에서의 제구력과 경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마무리로 결정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문성현은 이번 시즌 12경기에 등판해 4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마운드 허리를 지탱했다.
29일 KT전에서 팀이 4-6으로 패하며 등판 기회가 없었던 문성현은 30일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4-1로 앞선 9회 1사 1루에서 출격 명령을 받은 것. 문성현은 첫 타자 김준태를 144km/h 직구로 유격수 뜬공 아웃을 잡았다. 이어 배정대도 144km/h 직구로 2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리드 사수에 성공했다.
이로써 문성현은 첫 임무를 깔끔히 완수했다. 이날 기록한 세이브는 문성현의 데뷔 첫 세이브였다. 2010년 데뷔 이후 12년 만에 달성한 값진 기록이었다.
경기 후 문성현은 "그동안 선발과 중간을 오갔는데 마무리는 처음 맡아 보는 보직이다. 그동안 프로 생활을 하면서 아프기도 아팠고 좋지 않은 모습도 많이 보여드렸다. 그래도 잘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버티면서 훈련에 최선을 다했는데 오늘 세이브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게 돼서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면서 "(김)태훈이가 없는 동안 최대한 나가서 잘 막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가정이 생긴 만큼 책임감을 갖고 올해는 꼭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라며 굳건한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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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