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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곡3' 지영산 "긴 무명, 곧 50…매 순간 신중하고 지혜롭게"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2.05.02 09: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결사곡3'에서 지영산이 신유신 역으로 새롭게 투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이들이 낯선 듯 하면서도 언젠가 한 번은 본 듯한 지영산의 얼굴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1975년생인 지영산은 1997년 Mnet 4기 공채 VJ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수려한 외모와 언변을 바탕으로 활약하며 이후 배우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드라마 '영재의 전성시대'(2005), '연개소문'(2006)과 영화 '고지전'(2011) 등에 출연했으며, '결사곡3' 출연 이전 가장 최근작은 2014년 개봉한 '한 번도 안 해본 여자'로 이후 8년 여 만에 당당히 주연으로 새롭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해 8월부터 진행된 '결사곡3' 오디션을 통해 임성한 작가의 부름을 받고 당당히 드라마에 합류하게 된 지영산은 "정말 제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본 오디션이었다. 무명이 너무 길었고, 그 사이 제 나이가 어느덧 48세가 돼 있더라. 연기에 대한 마음만 계속 갖기에는 전투력이 떨어지는 시점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동안도 조금씩 작품 활동은 해 왔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작품 출연을 위한 미팅 자체가 많이 없어지니 더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랬던 순간에 '결사곡3' 오디션이 온 것이다. 마음 편하게, '내 인생의 마지막 오디션이다'라고 주위에 말하면서 편하게, 그러면서 절실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었다"고 설명했다.


'결사곡3'에 합류하면서는 본명 권혁종 대신 지영산이라는 예명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극 중 신유신의 얼굴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날렵한 외모를 자랑하는 모습에 '화면보다 더 젊어 보인다'는 넉살 어린 말을 건네자 지영산은 "내게도 이런 올드한 모습이 나올 수 있구나 싶었다"고 웃으며 "초반에는 저도 적응이 안 되더라. 신유신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정말 워낙 딱 만들어져있는 느낌의 캐릭터 아닌가.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외적인 모습이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그동안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또 항상 관리를 해왔었다. 그래서 실제의 제 모습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슈트를 입고 화면에 나왔을 때 신유신의 당당한 모습으로 어필할 수 있겠다 싶었었다. 연기적인 부분에서 고민을 더 많이 했지, 외적인 부분에서는 고민할 것들이 많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결사곡3'에 합류하기 전까지 그야말로 '쉬지 않고 일을 했다'고 그간의 일상들을 털어놓은 지영산은 "지금도 열심히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배님들이 있다. 그리고 아직 유명하지는 않지만 또 열심히 활동 중인 현직 배우 분들과 같이 소규모 연기 스터디를 만들어서 감을 잃지 않으려고 계속 연기 공부를 해왔다. 프로필 투어도 계속 하고, 그런 과정들을 해오면서 버티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다, 기로에 선 적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다시 말을 이은 지영산은 "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좋은 직장이었다. '여기에서만 계속 이렇게 일해도 괜찮겠다'는 순간이 있었는데, 몇 년이 지나고 제 나이가 40대 중반이 됐을 때 여러 가지 개인적인 문제로 그만둬야 하는 시점이 왔었다. 그 때 든 생각이, 내가 50세가 됐을 때 연기를 하고 있지 않으면 분명히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다시 연기에 집중하기로 마음먹게 됐던 사연을 전했다.

"제 나이가 50이 될 때까지 2년이 남았지 않았나. 제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 하나는 지킨 것 같아서 뿌듯하다. 저는 100% 뒤돌아보는 성격인데, 연기에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지 않았다면 저는 분명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었을 것이다. 최소한 후회할 일은 안 만들지 않았나"라고 미소 지었다.


앞만 보며 달려왔던 '결사곡3'와의 여정을 모두 마쳤던 지난 4월 10일 이후 "일주일 동안은 잠만 잤었다"고 말을 더한 지영산은 "저는 지금까지 1회부터 16회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해 본 적이 없지 않나. 그러다 보니 작품이 끝나고 나서 너무 허탈한 감정이 들고, 마음이 널뛰는 것이다. 마지막 촬영이 다가올수록 그 마음이 주체가 안 되고, 누구한테 말은 못하겠고 그랬던 상황이었다. 아직 작품을 어떻게 잘 정리하고 떠나보내야 할 지 그런 노하우가 없는 것이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지영산은 '결사곡3' 방송이 시작되고 화면 속에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내비친 후 SNS 등을 통해 다양한 이들의 많은 의견들을 듣고 있다며 "초반에는 좋지 않은 말들도 들었지만, 그것 또한 관심이 있으시니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점점 그런 이야기들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내가 잘 버티고 있는 증거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어떻게 보면 다시 시작점에 선 것이 사실이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나가야 되는 상황이다. 제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지하게 말을 더한 지영산은 "임성한 선생님께서 '결사곡3'를 하는 내내 제게 말씀하셨던 '단순하게 집중하면서 가는 것' 이 부분이 지금 현실의 제게도 꼭 필요한 부분 같다. 지인인 어떤 형이 제게 그런 말을 하더라. 20대나 30대 때라면 실수를 해도 복구할 수 있지만 우리 나이 대에는 실수를 하면 복구하기도 어렵고, 힘들고 아플 수 있다고 말이다. 매 순간 신중하게, 또 지혜롭게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모습의 50세가 돼야 하지?' 이 숙제를 잘 풀어내고 싶고, 지금은 그렇게 차분하게 보내고 있는 요즘이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사진 = 퀀텀이엔엠, 지담미디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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