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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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mps Talk!] 예의 바른 호날두, '미안해요 세레모니'

기사입력 2007.09.20 14:56 / 기사수정 2007.09.20 14:56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나를 키워준 스포르팅, 골 넣어서 미안해요'

골을 넣은 후 포효하는 세레모니로 잘 알려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가 오늘은 중요한 선제골을 넣고도 미소조차 짓지 않았다. 오히려 두 손을 모은 채 관중석을 향해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조용히 자기 진영으로 돌아왔다. 주변 동료들의 축하에도 전혀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

섹스 스캔들, 레드카드로 인한 출장 정지로 구설수로 올랐던 호날두가 달라진걸까? 그렇다고는 볼 수 없다. 호날두가 이토록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인 이유는 바로 골을 넣은 상대팀이 호날두를 키운 스포르팅 리스본이었기 때문이다.

세 살 때부터 공을 차기 시작한 호날두는 어린 나이에 자신의 명성을 전국에 알리며 포르투갈 내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스포르팅 리스본은 벤피카, 나시오날의 유스팀에서 맹활약하던 호날두를 영입해 그에게 최고의 훈련과 지도를 제공했다. 피구, 콰레스마 등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윙플레이어를 키워낸 스포르팅은 호날두의 재능을 최대한 끌어올렸고, 결국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에 들면서 어린 나이로서는 이례적인 이적료 1200만 파운드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축구밖에 몰랐던 가난한 소년 호날두에게 스포르팅은 부모와 같은 존재, 혹은 그 이상의 존재였을 것이다. 호날두가 스포르팅 1군에서 활약한 경기는 5년 동안 25경기에 불과했지만,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스포르팅과 그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스포르팅의 팬들 역시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윙플레이어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정복한 22살의 청년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호날두가 테베즈와 교체되자, 스포르팅의 팬들은 마치 자기 팀의 선수가 교체되어 나가는 것처럼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었다.

축구장은 치열한 경쟁의 전쟁터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호날두의 '미안해요 세레모니'처럼, 스포르팅 팬들의 기립박수처럼 가슴 따뜻한 감동도 존재한다. 시끄러운 구설수에 올라 가슴앓이를 했을 호날두에게 포르투갈에서의 따뜻한 환대는 큰 힘이 되었을 듯하다.

사진 : 스포르팅 전에서 골을 넣은 후 손을 모아 미안함을 표시하는 호날두와 그를 축하하는 긱스 ⓒ Uefa.com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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