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장면 지옥 같아…깊이 아파했으면"…감독 밝힌 '니 부모' [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학교 폭력 문제를 담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관객들을 찾는다.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배우 설경구, 천우희, 김홍파, 성유빈과 김지훈 감독이 참석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 동명의 연극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특히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2017년 8월 촬영을 마쳤으나 2018년 주연배우 오달수의 '미투 논란'으로 개봉을 보류한 바. 5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아들의 아버지 강호창을 연기한 설경구. 그는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사건이지 않나"라며 "끊임없이 개선돼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 편의 영화를 찍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될 수도 있는데, 조금이라도 근절되기 위해선 이런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홍파 역시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보호자 역할이다. 전직 경찰청장이자 해당 학생의 할아버지. 슬하에 20대 중반 아들이 있다는 김홍파는 "제 아이가 키가 좀 작았다. 중고등학교를 가면서 맞고 다니지 않을까 걱정을 좀 하다가, 나중에는 누구를 때리진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미래를 보고 꿈을 꾸면서 만들어 가야 하는데 아이들이 자기들의 미래를 까먹고 있지 않나 싶다"며 "까먹게 만드는 것도 우리 어른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아이의 문제라 생각하지 말고 사회 전반적으로 어른들이 '우리는 어린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며 살았는가'를 한번쯤 돌아보는 시기가 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전했다. 

이 이야기를 만들어낸 김지훈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원작 희곡을 접한 뒤 영화화를 결심했다는 그는 "제가 부모에서 어느 순간 학부모로 변화하면서 우리 아이가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가, 우리 아이가 가해자면 어떻게 하나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생각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세상이 행복해야 하는데 그 세상에 폭력이 존재한다는 게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팠다.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개선이 되지 않았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사회적 문제로 확대돼서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극 중에서는 학교 폭력을 행하고, 당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담기기도 한다. 이에 대해선 "저에게는 지옥 같은 장면이다. 내색은 못했지만 아이들에게 미안했다"며 "이 장면을 통해 자극을 보여주기보단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고, 어른이나 아이들이 이 장면을 보며 깊이 아파했으면 좋겠다는 목표로 많이 고민했다. 아직까지 저도 잘 모르겠다. 관객분들을 만나면서 좀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참 어려운 촬영이었던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사진 = (주)마인드마크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