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동생을 위해 형들이 날았다. 형들의 헌신적인 수비에 동생의 허리는 자동으로 굽혀졌고, 동생은 시즌 첫 승과 함께 퀄리티스타트+(7이닝 무실점), 홈 첫 승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올 시즌 홈 경기 첫 승을 달성하면서 4연패 수렁에서도 탈출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의 호투가 빛났다. 7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마운드를 탄탄히 지켰다. 이날 원태인은 150km/h의 빠른 직구 위주로 풀어나가며 한화 타선을 압도, 7이닝 무실점이라는 완벽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형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 기록도 불가능했다. 특히 4회 1사 2,3루 위기에선 형들의 호수비가 동생의 실점을 막았다. 이성곤의 강하게 튀어 오른 타구를 유격수 오선진이 낚아채 홈으로 송구하면서 실점을 막아냈고, 이어진 김태연의 강습 타구는 김상수가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로 라인드라이브 아웃을 만들어내며 원태인의 실점을 막았다.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원태인은 김상수에게 ‘폴더 인사’를 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비록 아웃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37세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허슬플레이도 원태인을 감동케 했다. 7회 2사 후 하주석의 번트 타구가 포수 뒤로 뜨자, 강민호가 몸을 날려 이를 잡아내려했던 것. 아쉽게 공은 강민호의 글러브가 아닌 땅을 맞고 튀어 올랐고, 바운드 된 공은 강민호의 얼굴을 강타하기도 했다. 베테랑의 얼굴 수비, 아웃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베테랑의 투혼이 빛난 장면이었다.
경기 후 만난 원태인도 형들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감사 인사를 보냈다. 원태인은 “(김)상수 형 타구가 머리 위로 가서 안타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잡아줘서 경기가 쉽게 풀렸다. 7회 (강)민호 형이 슬라이딩까지 하면서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뭉클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상수를 향한 폴더인사도 절로 나왔다. 원태인은 “몸쪽 연속으로 승부를 하려다가 실투가 나왔다. 다행히 형들이 막아줘서 정말 기뻤고, 나도 모르게 그런 인사가 나왔던 것 같다. 평소에 형들에게 잘하려고 하는데, 그래서 잘 도와주시는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이날 승리로 원태인은 두 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원태인은 “쉬면서 작년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밸런스가 좋았던 경기 영상을 보는데 오늘이 작년보다 구속도 더 잘 나오고 더 좋았다”라면서 “지난해 좋은 성적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을 최대한 안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선발 한 자리를 맡겨주신 만큼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있고, 형들과 코치님들 말대로 하던대로 하면서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