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이 불발됐다.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결과이지만 방탄소년단이 펼친 퍼포먼스는 눈부셨다.
4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제64회 그래미 어워드가 개최됐다.
올해 그래미에는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가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등 11개 부문으로 최다 후보에 올랐다. 저스틴 비버, 도자 캣, 허(H.E.R.)는 각각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단독 퍼포머로 초청받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서 사전 녹화한 무대 영상을 공개했으나 올해는 처음 대면으로 퍼포먼스를 펼쳤다.
방탄소년단의 '버터(Butter)'는 진으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손 부상을 입은 진은 부상의 영향으로, 초반부에는 앉아서 노래를 부르거나 간단한 춤을 선보였으며 후반부에는 중앙 무대에 합류해 합을 맞췄다.
첩보 요원을 연상케 하는 블랙 수트를 입은 멤버들은 저마다 등장도 남달랐다. 정국은 로프를 타고 내려왔고, 그를 시작으로 객석에 앉아 있던 RM, 슈가, 제이홉, 지민, 뷔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다 무대로 뛰어올라가 본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뷔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대화를 나누다가 귓속말을 하는 상황을 연출해 듣는 즐거움에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레이저 도난 경보기 신을 떠올리게 하는 연출도 돋보였다. 제이홉은 레이저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역동적인 무대를 이어갔고, 멤버들은 입고 있던 검은색 재킷을 벗어 하나로 연결하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방탄소년단이 완벽한 라이브와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무대를 마치자 모든 아티스트와 관중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는 "숨을 고르고 가야겠다"라며 방탄소년단이 끌어올린 그래미의 분위기에 한껏 들뜬 모습을 보였다.
2년 연속 노미네이트에 성공한 방탄소년단은 '버터(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려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의 '아이 겟 어 킥 아웃 오브 유(I GET A KICK OUT OF YOU)', 저스틴 비버·베니 블랑코의 '론리(LONELY)', 콜드플레이의 '하이어 파워(HIGHER POWER)', 도자 캣·SZA의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 등과 경합을 벌였다.
트로피는 도자 캣, SZA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눈물로 수상 소감을 밝혔고 객석에 앉은 방탄소년단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로 축하의 마음을 표했다.
특히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서로를 향해서도 박수를 치며 격려와 감격의 심정을 내비쳤다. 도자 캣, SZA의 수상 소감이 끝난 뒤 멤버들끼리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도 포착돼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생중계를 맡은 배철수는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쉽다"고 말했고, 임진모 평론가는 "지금은 뜸을 잘 들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꼭 수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0년대생 스타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를 비롯해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빌리 아일리시도 7개 부문에 후보 지명되며 강세를 이어갔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도 빼놓을 수 없다. 퍼포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방탄소년단의 단독 무대를 비롯해 올리비아 로드리고, 빌리 아일리시, 릴 나스 엑스, 브랜디 칼라일, 브라더스 오스본 등이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그래미를 빛냈다.
사진=그래미 어워드 공식 SNS, Mnet 생중계 화면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